[덕아웃 25시] 이해못할 번트작전
기사입력 1996년 05월 29일 15시 03분
감독과 롯데 감독은 좀처럼 번트를 구사하지 않는 사령탑으로 정평이 나있다. 될 수 있으면 타자 스스로에게 모든 것을 맡겨 `호쾌한 야구'를 펼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 믿고 있다.
그런 감독들이 번트를 댔다.
중간순위에서 는 꼴찌, 롯데는 7위.
28일 는 잠실에서 `서울 라이벌' OB와, 롯데는 부산 사직구장에서 선두 현대와 경기를 벌였다.
`이래도 안되고, 저래도 안되는'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이감독과 롯데 김감독이 선택한 것은 초반부터 점수 만들기.
똑같이 3차례의 번트작전을 시도해 승리를 이끄는데 성공했다.
두 감독을 잘 아는 이들은 `오죽 했으면 저랬을까'하며 동정론을 펼 정도였다.
그러나 잠실경기에선 이해하기 힘든 장면이 벌어졌다.
는 5-1로 앞선 7회초 선두 9번 이종열이 좌중간 2루타로 나간 뒤 1번 과 2번 에서 연속 번트를 지시해 1점을 도망갔다. OB 선발 의 강판을 자극하면서 추격권에서 완전히 벗어나고픈 욕심이었을게다. 또 는 6-2였던 9회초 무사 1루에서 9번 이종열에게 다시 보내기번트를 지시해 이미 2번째투수로 마원성을 투입하며 다음경기를 준비하고 있는 OB 벤치를 자극했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늘 불안에 떨어야하기 때문에 번트를 한 것인지 아니면 벤치의 판단이 옹색해서인지 모를 궁금한 대목이었다. 번트는 때에 따라 상대를 화나게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시기 선택이 무척이나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