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 탐사 여행(2)]'헬로' 한마디면 누구나 친구
기사입력 1996년 05월 28일 17시 58분
**원주민처녀 후양객 상대 은밀한 유혹도 `피지의 잠 못이루는 밤.' 섭씨 27도를 오르내리는 아열대성 무더위 때문이 아니다.
피지 원주민들과 동서양 휴양객들이 함께 어울려 뿜어내는 뜨거운 나이트클럽의 열기 때문이다.
`남태평양의 십자로'라는 피지의 수도 수바의 항구 부근 나이트클럽에선 누구나 `헬로' 한마디 건네면 쉽게 친구가 될수 있고, 조금더 친숙해지면 밤을 새우며 얘기를 나눌수 있는 바로 그런 곳이다.
입장료도 거의 없다. 무료이거나 조금 괜찮은 곳이라면 피지달러로 3달러(약 1,500원)만 내면 입장이 가능하다.
이곳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피지 직장여성 필로 월터양(31.-피지 커넥션 근무)은 "다국적 관광객들과 어울려 지구촌 돌아가는 얘기를 나눌 수 있어서 친구들과 자주 들린다"며 펜팔용 주소교환을 하자고 제의했다.
그러나 이따금 동성연애자들도 들락거리며, 프리 섹스를 즐기는 피지 처녀들이 휴양객들을 상대로 `은밀한 유혹'을 하기도 한다고 나이트클럽 관리인은 귀조했다.
현지 여행 안내인인 토머스씨(25)은 "이곳은 혼전 남녀는 동숙할 수 있도록 허용돼 있기 때문에 대부분 처녀들에겐 콘돔이 필수 휴대품"이라고 말했다.
휴양객들에 이어 우리 휴양객들도 `아무 생각없이 쉴수 있는' 천혜의 휴양지인 이곳을 찾기 시작했다.
이번 취재 때는 스쿠버 디이버들과 신혼 부부들이 피지를 관광하고 있었다. 신혼부부들의 대부분은 사이판이나 괌, 동남아행 비행기 표를 구하지 못해 `핀치 히터'로 피지를 선택했다는 것.
그러나 10시간의 비행 거리에다가 잘 알려지지 않아 우리 관광객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때문에 피지에는 아직 한국인 가이드가 없으며, 한국인이 운영하는 쇼핑점이나 식당도 거의 없어 영어를 제대로 못하는 관광객들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피지에서 쇼핑할 땐 정찰제 판매를 하는 가게에서도 일단 흥정을 하는 게 좋다. 웬만한 가게에선 대부분 손님들의 요구대로 깍아주기 때문에 제돈을 주고 물건을 사면 `바가지를 썼다'는 기분이 들 정도.
이곳 쇼핑가에도 `삐끼'들이 설치고 있다. 거리를 걷거나 어느 가게에 들어가 아이 쇼핑을 즐기고 있으면 현지인이 나타나 `수브니어(선물)'를 주겠다며 친절하게 접근한 뒤 이름을 물어본다.
이름을 알려주면 나무에다 이름을 새겨준 다음, 돈을 요구하는 일이 종종 있다. 울며 겨자먹기로 별로 좋지도 않은 나무막대기를 사고 나면 `사기당했다'는 생각으로 기분이 썩 좋지 않다. 때문에 쓸데없이 호의를 베푸는 현지인이 있으면 거절해야 `바가지'를 쓰지 않는다.
대부분 피지인들은 순박하고 풋풋한 인정도 지니고 있다. 치안 걱정은 별로 할 필요가 없지만 관광객으로서의 국제 매너와 주의 사항은 지켜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