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한한 세상]英노인 동전은 꼭 소독물로 씻고 사용
기사입력 1996년 05월 28일 17시 48분
기차여행 등을 하다보면 지나치게 깔끔을 떠는 사람을 볼 수 있다. 옷에 먼지가 하나라도 묻으면 꼭 털어야 하고 새로 자리에 앉을 때도 털든가 닦고 난 다음에야 안심하고 앉는 사람들 말이다. 이런 사람은 주위에서 아무리 곱지 않은 눈초리를 주어도 상관하지 않는다. 단지 꺼림칙한 것을 못참는 성미 때문이다. 이런 사람중에 의 한 할머니는 유별나게 돈에 대한 위생관념이 철저했다. 이 할머니는 지폐는 반드시 다리미질해서 쭉 펴는 것이다. 그래야 돈 모양도 산뜻해지고 열로 살균한다고 생각했다. 동전은 반드시 소독물에 넣고 깨끗이 씻어서 사용한다. 그런데 에는 한술 더 뜬 여자가 있었다. 이름이 `이즈미 교가(泉鏡花)'라는 여성은 어느날 상한 음식을 먹었던지 심한 설사를 해 혼난 적이 있었다. 그후부터는 세균이 무섭다며 외출할 때는 반드시 알코올램프를 휴대하고 다녔다. 그리고 친구집이나 식당 아니면 다과점 같은 데에서 먹을 것이 나오면 알코올램프를 켜서 음식을 직접 다시 끓여야 안심하고 그것을 먹는 식이었다. 밖에서도 이런식이니 집안에서야 오죽하겠는가. 식기 등은 항상 찬장속에 있어야 한다. 나 날아다니는 곤충들이 세균을 옮기면 큰일이라는 것이다. 일단 끓여놨던 것도 시간이 경과하면 다시 끓여야 한다. 세탁물도 마찬가지다. 세탁해서 다리미질한 것도 다시 입을 때는 다리미질해야 세균이 죽었다며 안심하고 입는 것이다. 이지경이니 주위 사람들이 얼마나 신경이 쓰였겠는가. 일종의 병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