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사람들] 김차영-오경미 부부
기사입력 1996년 05월 27일 15시 58분
## 게임으로 키운 사랑 백년가약 결실 김차영(29)씨와 오경미씨(27)는 `게임부부'다. 지난 해 4월 PC통신상에서 온라인 게임중의 하나인 `쥬라기'게임을 하다가 만났기 때문이다.
김씨는 쥬라기게임 2년 경력의 고수였고 오씨는 초보자에 불과했다.
오씨가 게임을 하게된 것은 위장병으로 휴직상태에서 병원을 다니면서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서였다.
김씨는 초보자였던 오씨를 도와 함께 공룡사냥을 하면서 막연한 친근감을 더해갔다.
그러던중 오씨가 자신의 생일을 맞아 김씨에게 통신상으로 `피자를 사달라'고 데이트신청을 했던 것.
그러나 이들의 첫만남은 데이트를 신청했던 오씨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 바람에 한달뒤 인천 월미도에서 이뤄지게 됐다. 이후 김씨는 하루에 한번씩 전화를 걸며 애정 표현을 했다. 한달 전화통화료가 10만원이 나올 정도. 전화를 끊은 뒤에는 새벽 2~3시까지 게임을 하며 만남을 이어나갔다.
김씨는 결혼생각을 굳힌 뒤 마지막 작전을 펼쳤다.
자신의 집인 인천에서 오씨의 집인 안양까지 100일 동안 출퇴근(?)을 했다.
그리고 100일째 되는 날 노래방에서 정식으로 프로포즈를 했다. 오씨는 1주일이 지나고 나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가 지난해 10월, 김씨는 프로포즈를 통신 친구들에게 공표를 했지만 이미 알만한 이들은 다 알고 있었던 상태. 결국 이들은 지난 4월 20일, 결혼에 골인했다.
부천에 신접살림을 차리고 있는 이들은 요즘도 가끔 게임을 한다. 이젠 오씨도 이미 게임의 고수가 돼있다. 김씨는 요즘도 `우리 아가씨'를 만나게 해준 `쥬라기'게임이 `너무 너무' 고맙기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