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모판]아케보노-흔들리는 요코즈나
기사입력 1996년 05월 26일 14시 49분
**나쓰바쇼서 하위권 선수에 잇단 패배
**성적부진-허리부상 선수생명 위기
스모판의 톱스타 아케보노(曙27)의 전도(前途)가 암담해졌다.
출신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고 선수로는 최고의 자리인 요코즈나(橫綱)에까지 오른 아케보노가 우승을 목표로 했던 이번 나쓰바쇼(夏場所)에서 하위권 선수들에게 잇따라 패해 중위권으로 전락해 버린 것.
대회초반 미스기사토와 가이오, 다카도리키 등 `2류선수'들에 잇따라 무릎을 꿇어 일찌감치 우승권에서 멀어진 그는 지난 25일 경기서는 우승후보중 하나인 와카노하나에게 힘없이 무너져 언론들로부터 "선수로서의 생명이 끝난 것 아니냐"는 `비관적인 진단'을 받기에 이르렀다.
허리부상으로 경기출전을 하지 못하던 지난 2월 시내의 술집 `센(川)'에서 술을 마시던 도중 호스테스를 폭행한 `전과(前科)'가 있는 그로서는 이번 대회가 더없이 좋은 `속죄의 기회'였다.
특히 그는 88년 데뷔이후 `의 자존심'으로 통하는 다카노하나와 라이벌 관계를 이루며 의 인기유지에 기여해 왔다는 점에서 `만취폭행'이라는 치명적인 실수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여론의 동정을 받았던 것이 사실.
하지만 이번 대회서는 스모판에서 두번째로 큰 2m 3, 226㎏의 거구를 활용하지 못하고 130㎏대의 `경량급 선수'들에게 번번히 무너져 국민들에게 일종의 `배신감'을 안겨준 것으로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다.
그는 지위가 `종신직'인 요코즈나에 올라있어 밑으로 강등될 우려는 없지만 현재와 같은 부진이 계속될 경우 스스로 `모종의 결심'을 할지도 모른다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그는 지난번 폭행사건 직후 술이 어느정도 깬 상태에서 "지금처럼 몸이 아프고 성적이 오르지 않으면 나에게 부와 명예를 안겨준 무대를 떠날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