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근거]보름 그믐 초하루 '부부관계 피하라'
기사입력 1996년 05월 26일 14시 49분
"보름달이 뜬 날은 부부관계를 피하라."
신세대 부부들 사이에 달과 관련된 해괴한 소문이 나돌고 있다.
보름달이 뜬 날과 그믐날, 초하루에 부부관계를 가지면 허약한 아기가 태어난다는 것.
전형적인 미신 같아 보이는 이 소문은 미신과는 전혀 무관해 보이는 신세대 부부들은 물론 일부 젊은 과학도들 사이에서도 `믿을 만한 얘기'로 정착돼 있다. **신세대 사이 "허약한 아이난다" 금욕 확산 **달의 인력따라 정자운동 변화 … 과학적 근거 주장 소문은 나름대로 과학적인 근거를 갖고 있다.
보름밤에는 달의 인력이 정상치를 훨씬 초과하기 때문에 여성 분비물의 마찰에너지가 높아질 뿐 아니라 정자의 운동에너지도 크게 방해받는다는 것.
달의 인력은 특히 크고 무거운 정자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튼튼한 정자일수록 피로해지는 대신 가볍고 허약한 정자가 난자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달이 뜨지 않는 그믐과 초하루도 금욕을 해야하기는 마찬가지.
그믐과 초하루는 보통때보다 달의 인력이 크게 떨어져 이번엔 허약한 정자도 튼튼한 정자처럼 활발한 운동에너지를 갖기 쉽다는 것.
S대 대학원에 재학중인 김모씨(29.물리학)는 이달 최고의 길일로 꼽혔던 지난 2일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으나 갑자기 일주일뒤인 9일로 날짜를 옮겼다.
2일이 보름달이 뜨는 날이었기 때문.
김씨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은 아니지만 예로부터 보름달이 뜬 날은 좋지 않은 날로 알고 있다"면서 "미신을 믿는 것은 아니지만 굳이 나쁘다는 날을 골라 첫날밤을 치르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예 달력에 보름과 그믐, 초하루마다 빨간펜으로 자를 표시해두는 부부도 적지 않다.
회사원 정모씨(29)는 "아내가 달력마다 표를 해뒀다"면서 "그 날은 아예 동료들과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가거나 야근을 자청, 있을지도 모를 `불상사'를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몇년전 `기와 도의 세계'란 책을 펴내 화제에 올랐던 허재수씨는 "달의 인력에 따라 조수간만의 차가 생기듯 70% 이상이 물로 돼 있는 인체는 달의 영향을 피할수 없게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역술가 백운비씨(역리원장)도 "선조들은 천기(天氣)와 지기(地氣)가 강한 날을 명절로 정해 부부관계를 피하고 명절행사에만 몰두하게 했다"면서 "정월 대보름과 추석, 10월 상달(음력 10월15일) 등이 명절이 된 것은 달의 영향이 유난히 강한 날을 택해 행사에만 몰두함으로써 부부관계를 피하라는 선조들의 지혜가 숨어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