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화>동풍(東風)은 용(龍)을 부르는가(16)
기사입력 1996년 05월 25일 17시 13분
무현왕자는 진심으로 감사를 표시한다.
"강공자 덕택에 제왕학을 전달받게 됐으니 이 은혜를 무엇으로 갚아야 하는거요?"
이소야는 의아했다.
"강공자라니오?"
무현 역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대는 동방왕가에서 보낸 서생 강문호가 아니오?"
이소야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소생은 동방산장의 이소야이옵니다."
무현왕자는 몹시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웃? 그럼 동방산장의 장주 이효봉과는 어떤 관계요?"
"부친이십니다."
"오오,바로 당신이 대황제일검이라는 명성의 이소야구료.신검의 주인으로 천하제일의 검법을 구사한다는…당신을 이렇게
만나다니 정말 믿어지지 않구료."
"송구스럽습니다."
무현왕자는 다시 물었다.
"소문에 의하면 그대가 폐인이 되었다고 하던데…그건 역시 소문에 불과 했군."
이소야는 긍정도 부정도 않는다.
무현왕자는 문득 표정이 어두워졌다.
"제왕의 도가 이대협의 덕분에 내수중에 들어온 것은 매우 다행한 일이지만 본래 그것을 내게 전하기로 되어있던 동방의 선비는
어찌 됐을꼬?"
이소야는 거기까지 모르고 있었다.
"추월야접이란 별호를 지닌 중원의 신투가 소유하고 있었다는 사실만 알고 있을 뿐이옵니다."
무현왕자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
"일국의 왕자가 볼모의 몸이 되어서 여러 백성들에게 피해를 끼치니 참으로 참으로 통탄을 금할길 없구나.하지만 제왕의
도가 내 수중에 들어왔으니 머지않아 동방의 운명은 크게 달라질 것이로다.이 모든게 그대 이소야가 사선을 넘어서 내게
동방의 보물을 전해 주었기에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니 그 은혜를 어찌 다할 수 있으랴."
이소야는 크게 울먹이는 무현왕자를 대하자 당황하였다.
"동방의 자손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이었으니 왕자께서는 심려 마십시오."
이소야는 진심으로 그렇게 말했다.
무현왕자는 부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졌다.
"장주께서는 근황이 어떠 하신가?"
왕가에서는 은밀히 이장주를 뵈라는 전갈도 있었는데?"
부친을 떠올리자 이소야는 가슴이 미어지는 고통을 느낀다.
아귀를 통하여 무사하다는 확인은 받았지만 그 후로는 소식을 모르고 있지 않던가.
"아버님은 아마 지금도 중원을 해매며 제왕의 도를 추적하고 계실 겁니다."
"저런…한시바삐 사람들을 풀어서 이장주가 고생 하는 것을 막아야겠군,참으로 안타까운 일일세."
이소야가 화제를 돌렸다.
충분히 놀라운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