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승 초단 ●김영삼 2단
기사입력 1996년 05월 25일 16시 47분
제4보 (34~43)=지금 프로기단의 큰 관심사는 둘이다.
하나는 이창호의 독주에 제동을 걸고 나선 -유창혁의 춘계 대공세. 그동안 `정상의
삼각체제'라고 해왔지만 사실, 지난해까지는 누가 뭐래도 12개의 대소 타이틀을 거느린 이창호의
`1인시대'였다.
그런데 올해는 사정이 좀 다르다. 양대 TV기전(, SBS)을 제패한 유창혁의 기세도 예년과 다르고
패왕에 이어 BC카드배를 탈환한 도 `올해만큼은…'하고 벼르는 눈치다. 덕분에 이창호는
8관왕으로 주저앉았고 이번에야말로 진짜 볼만한 삼파전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관심사는 중견 김동면 5단의 대약진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승률 50~60%의 평범한
성적으로 135명의 기사군에 조용히 묻혀 있었는데 올해는 24승 4패, 승률 90%에 육박하는
환골탈태(換骨奪胎)의 경이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대약진의 희생자(?) 명단에는 유창혁,
김수장을 비롯한 강자들의 이름이 즐비하다. 결코 대진운이 좋아서 거둔 승률이 아니라는 얘기.
예기치 않는 중년의 칼바람이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흑 35는 `오직 이 한수'. 이곳을 그대로 방치했다가 백이 선점하는 날이면 상변은 일거에 눈덮인
히말리야가 된다.
백 38은 정착. 넘겨주기 싫다고 백 1로 차단하는 것은 무리. 흑 2면 기세상 백 3으로
젖혀막을 수밖에 없는데 흑 4, 6 때 응수가 곤란하다. A로 끊으면 다음 흑 B, 백 C, 흑 D로 사단이
난다. 결국 흑 2 때 백 E로 넘는 정도인데 흑 3으로 솟구쳐 백을 양분한 흑이 좋다.
백 42까지는 외길. 흑 43은 흑 `가', 백 `나', 흑 `다'로 나가겠다는 직접화법. 문득, 검토실에서
이의를 제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