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조한승 초단 ●김영삼 2단
기사입력 1996년 05월 23일 16시 54분
본선 토너먼트 제1국 제2보(4~21)=`조치훈 9단을 가장 존경한다'더니 프로 입문 이후 첫 본선진출, 첫대국에서 그 치열한 정신과 기분을 그대로 이어받고 싶었던 것일까. 백 4의 3.三은 80년초 프로바둑계를 휩쓴 조치훈의 극단적 실리 브랜드. 예전에는
의 흑 1로 즉각 눌러가는 그림도 흔하게 볼 수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이 정석을 구경하기가 힘들어졌다. 백 4 때 흑 5로 A의 곳을 꼬부려 막으면 백 B, 흑 C. 하긴, 정석도 일종의 패션이다. 명백하게 선악이 규명돼 용도폐기되는 경우도 있지만 특별한 이유없이, 자주 쓰이던 정석이 서서히 사라지는가 하면 오래묵은 정석이 복고의 바람을 일으키기도 한다. 좌상귀 흑 5의 걸침에 백 6 한칸협공 이하 흑 15까지의 정석도 최신정석은 아니지만 요즘 들어 사용빈도가 부쩍 늘었다. 흑 17까지 상변의 형태는 바로 이 전판이었던 마지막 2차예선 결승국(윤성현 5단: 2단)과 똑같다. 백 18로 미끄러지고 흑 19 때 백 20의 날일자로, 상변에 웅장한 형태가 틀을 잡기 시작. 그러나 아직 실리와 세력의 구도로 갈라진 것은 아니다. 상변 백의 세력은 언제고 흑 `가'로 뛰어들어 양분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것이 싫어 전판의 윤성현 5단은 백 18로
백 1이하 백 17까지 귀를 도려내는 변화를 구했었다. 이 그림은 `백 A로 중앙 연결통로가 마련돼 있고 선수를 뽑아 B로 높게 걸쳐가 충분하다'는 검토진의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흑 21은 다수의 눈이 일치하는 큰곳. 일단, 칼끝을 `하단겨누기'로 고쳐잡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