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한한 세상] 조난 당한후의 기적…7년간 즐거운생활
기사입력 1996년 05월 23일 16시 21분
탐험가들은 조난경험이 한번씩은 있을 정도로 조난을 많이 당한다. 조난 후 구사일생으로 살아나면 다시 더 큰 탐험에 도전한다. 이들은 직업적이라 충격이 그리 크지 않으나 일반인들이 재난을 당하면 대처방법을 몰라 보통 애먹는 게 아니다. 1757년 그린랜드 해역에서 고래잡이를 하던 포경선 `안 호프스'호는 빙산에 부딪히면서 순식간에 침몰되고 말았다. 그런데 단 한사람 `부르스 고든'이라는 선원만이 살아남아 다행히 그 부딪힌 빙산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살아남기는 했지만 무인지경의 바다와 빙산뿐이다. 이러다 굶어죽겠구나 하고 그날밤을 뜬 눈으로 새우는데, 뜻하지 않던 기적이 일어났다. 어제 침몰된 포경선이 거짓말처럼 수직으로 떠오른 것이다. 뱃속을 뒤져보니 식량은 충분하다. 고래고기 햄 쇠고기 빵 브랜디 럼주 거기다 땔감으로 석탄도 충분했다. 잠자기 위한 침구도 충분했다. 더욱 이상한 것은 워낙 일기가 찬 탓인지 배가 빙산에 달라붙어서 기거하기도 좋았다. 단지 이 넓은 무인천지에 자기 혼자뿐이어서 외로운게 문제라면 문제였다. 그러나 신은 인심쓰는 김에 더쓰자고 했는지 어디선가 새끼 백곰이 왔다. 곰도 혼자서 외로웠든지 그와 친해졌다. 그리고 매일같이 이 곰이 싱싱한 물고기를 가득 잡아다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여름이 되면서 빙산과 배가 함께 유람하듯 표류하는 것이었다. 무인지경이긴 하지만 유람까지 하니 그리 나쁜 것이 아니다. 이렇게 즐기며 살기를 7년 1개월. 에스키모들에 의해 발견되면서 고향인 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같이 지내던 곰 `낸시'는 사람들이 마음에 안들었든지 7년간 정들었던 선원과 인사도 없이 가버렸다. 역시 신선놀음하던 동물은 추한 냄새를 풍기는 인간 세계가 싫었던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