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개최지] 꺼지지 않는 불씨 한-일 공동개최
기사입력 1996년 05월 23일 15시 35분
## `5월31일을 주목하라.'
한-일 국민들의 이목이 2002년 월드컵개최지가 발표되는 6월1일에 집중된 가운데 양국 유치관계자들은 하루 앞서 열리는 () 집행위원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2년간 를 주도해 온 아벨란제 회장과 반대세력간의 `힘겨루기'가 판가름나고 이튿날 집행위원회서 투표를 하느냐 마느냐가 결정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한국) 요한손() 하야투(카메룬)부회장 등 소위 `개혁그룹'은 이날 아벨란제가 중심이 된 집행부의 전횡에 결전의 각오로 맞설 태세라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표면적으론 2002년과 2006년 월드컵 TV마케팅과 관련한 공방이 되겠지만 그 내면은 아벨란제의 퇴진을 둘러싼 벼랑끝 승부가 될 전망이다.
한국이 이날 집행위원회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한-일공동개최가 전격 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의 유치활동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아벨란제가 마지막 순간에 세(勢)불리를 깨닫게 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하나는 아벨란제가 막판 표분석에서 열세를 인정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개혁그룹의 공세에 스스로 꼬리를 내리는 경우다.
`저팬 월드컵'을 공공연히 장담해온 아벨란제로선 의 패배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입장이다.
따라서 투표대결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되면 `최소한 절반이라도...'라는 심정으로 (유럽축구연맹) 주축의 공동개최 요구에 응하리란 분석이다.
개혁파의 공세수위가 예상외의 폭발력을 지닐 경우도 아벨란제는 투표에 자신이 있든 없든 공동개최 여론에 따르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일공동개최를 옹호하는 세력은 유럽(8표) (3표) 등 전체 21표 가운데 최소한 절반 이상이다.
이와 관련, 단독개최를 고수해온 의 최근 변화가 주목을 끈다.
유치위원회 부위원장인 가와부치 사부로(59)는 21일 "오는 31일 집행위원회에서 공동개최가 제안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축구계 고위관계자가 공동개최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날 집행위원회서 공동개최가 결정될 경우 최종발표는 총회(7월3~4일)에서의 형식적인 비준절차가 끝나는 7월로 연기될 수 있다.
그러나 만일 이날 개혁파의 공세가 그저그런 수준에 머물고 아벨란제 역시 그때까지 의 승리를 믿는다면 이튿날 표대결은 불가피하다.
이는 어쩌면 한국에 가장 고무적인 시나리오일지도 모른다.
오는 31일 집행위의 결의사항은 이날 오후 4시(한국시간 밤 11시) 취리히 돌더 그랜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