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외국용병에 쇠락한 日농구
기사입력 1996년 05월 22일 14시 43분
"슈터는 팬을 즐겁게 하고, 센터는 구단주를 즐겁게 한다." `슈터들의 활약은 보기에는 즐겁고 일견 화려해 보이지만 결국 승패를 결정짓는 것은 센터'라는 ()의 격언이다.
지난 20일 막을 내린 제19회 이상백배 한-일대학농구대회서 한국은 에 3연승을 올리며 4년연속 우승했다.
농구의 쇠락에 대한 최희암 감독의 분석은 매우 시사적이다.
"실업농구는 수년전부터 경기를 보다 재미있게 하고 `세계적인 추세'라는 명분아래 `외국용병'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그러나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기개방하는 바람에 완전히 실패로 돌아간 것입니다."
실제로 은 이번 대회서 `센터 없는 이상한 농구'를 펼쳤다. 12명의 선수 가운데 센터는 3명.
그러나 2m4의 장신 다나부는 키만 멀쩡한 `수준 미달'의 선수로 벤치를 줄곧 지켰고 이토(1m94)와 시모지(1m95)는 신장이 센터라기 보다는 포워드에 가까웠다.
이때문에 한국은 센터 (2m7)과 (1m95)을 앞세워 한국농구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신장열세의 한'을 신나게 풀었고 은 외곽슛으로만 일관했다.
대학농구를 통틀어도 `쓸만한 센터'가 없다는 얘기.
`용병 수입'의 후유증으로 농구지망생들이 센터를 기피하고 포워드나 가드만을 선호하기 때문에 발생한 기현상이다.
오타카 감독도 "신장이 좋은 선수들이 다른 종목으로 속속 빠져나가고 있다"며 걱정했다.
오는 11월16일 프로농구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는 KBL(한국농구연맹)은 팀당 2명의 `외국용병'을 허용하는 시안을 발표한 바 있다.
대학농구연맹이 KBL과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사안이 바로 용병문제다.
프로농구를 보다 재미있게 펼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프로농구의 젖줄'인 대학농구를 고사시키지 않기 위해서 KBL은 농구의 예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