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스노보드타고 아픈 발목
기사입력 1996년 05월 21일 17시 18분
미술을 전공하는 여대생이 발목이 아프다고 찾아왔다.
지난 겨울 스노 보드를 타다가 발목을 접질려 치료를 받았는데 요즘 다시 아프기 시작한다는 것.
당시 X레이를 찍었더니 인대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물리치료를 1주일 정도 받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전공이 그림이라 하루종일 서 있어야 하는데 발목이 아파 제대로 그림을 그릴 수 없다는 게 그녀의 하소연이었다.
이처럼 뼈에는 이상이 없고 인대가 좀 늘어나 가볍게 여겼던 관절이 자꾸 접질려져서 재발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특히 발목과 어깨가 그렇다.
양쪽 복숭아뼈 밑에는 족근졸이라는 작은 뼈들이 워낙 단단하게 붙어 있어서 잘 다치지 않는다.
설령 다쳐도 병도 안생기고 별로 붓지도 않는다.
이 학생은 처음부터 발목 인대가 다친 것에만 신경을 쓰고 '족근골의 탈구'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다쳤을때 멍도 없고 붓지도 않아서 조금 다친 걸로 생각했는데 실상 많이 다쳤던 셈이다.
다시 정밀하게 X레이를 찍었더니 족근졸이 조금씩 제 위치를 벗어나 있었다.
컴퓨터 체열촬영 결과 종아리까지 체열이 상승되면서 이미 다리 근육살이 줄어들어 있었다.
족근골 탈구가 확실했다. 우선 1주일은 가만히 있도록 했고 그후 2주일은 학교에만 갈 수 있는 기간으로 정하고
치료에 들어갔다.
이온화 약물 요법과 물리치료 운동을 병행했더니 약 1주일 후 발목 관절과 족근골이 제자리를 찾아서 아무 불편없이
걸을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관절이 다쳤을 때 생길 수 있는 모든 이상을 정확히 찾지 않고 섣부르게 인대 손상만 생각했다가는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또 처음에 제대로 치료가 안돼서 자꾸 접질려진다면 반드시 처음부터 치료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전영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