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윤성현 5단 ●김영삼 2단
기사입력 1996년 05월 21일 16시 19분
(1~251)=윤성현 5단과 2단의 대국은, 두 청년이 모두 다음세대의 선두대열에 선 유망주라는 점에서 또 천원전 본선으로 들어서는 마지막 예선결승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좌하귀 백 6의 한칸 협공의 유행정석으로부터 시작된 초반은 얼핏, 윤성현의 `세력', 의 `실리'구도로 갈리는 것 같았으나 우하귀의 백 24 이하 흑 35까지 `역시 윤성현은 실리를 좋아 한다'는 검토실 소장파 기사들의 말 그대로 원래의 취향으로 전환.
좌하귀의 절충은 호각. 귀를 내주고 두터움을 취한 흑도 상당하지만 귀를 도려낸 백도 나쁘지 않다. 바꿔치는 과정에서 흑 23의 위치가 어정쩡해졌고 선수를 뽑았다는 점이 백의 자랑.
그런데 백 36이 좀 이상했다. 부분적으로는 악수라고 할 수 없지만 기왕에 백 18(사실은 이 수도 좀 과격한 맛이 있다.) 20, 22로 뛰어나가 흑 23 같은 점을 허용했으면 165의 곳으로 높게 걸쳐가 흑 19 한점을 크게 공략하는 게 일관된 작전. 아무래도 백 36, 흑 37의 교환으로 우변 흑의 형태를 안정시켜준 것은 탐탁치 않다.
백 40의 처진 날일자는 최근 들어 부쩍 사용빈도가 늘어난 실전적 타법. 이 수나 2선을 밀어간 백 46은 `승부지향'으로만 치닫는 현대바둑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탐탁치는 않다.
아무튼 백 48까지 챙겨둔 실리는 상당하다. 흑 55는 졌다면 패착. 두터운 수이기는 하지만 이 수로는 서둘러 우상귀로 달려가 56의 곳을 지켜야 했다. 백 56으로 우세 확립.
흑 63은 요소. 흑 69, 71로 중앙을 둘러칠 때 침착하게(?) 우중앙으로 나선 백 72가 한순간에 형세를 뒤집은 패착. 이 수로 좌중앙 일대의 흑의 두터움을 삭감했으면 무난한 승리였다. 흑 73 이하로 좌중앙에 살이 붙고 뒤늦게 뛰어든 백 일단이 공격당하면서 형세 역전. 미세한 차이지만 이후 백쪽에는 단 한번도 역전의 기회가 오지 않았다.
251수 끝 흑 1집반승.
78=236.251, 91=249, 127=138, 178=247, 210=246, 241=248의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