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 50년 자유생활 … 구조됐어도 안떠나
기사입력 1996년 05월 20일 16시 16분
못한다.
막상 죽을 때가 되면 이승의 좋았던 일들이 생각나서인지 아쉬워한다.
그런 것을 실감하는 장소가 흉악범들을 처형하는 사형장이다. 이들중에는 보통사람 이상으로
죽기 싫어 발버둥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1675년 '필립 구월'이라는 남자는 두번째 신혼여행을 위해 여객선을 탔다가 태평양 한 가운데에서
여객선이 난파되는 불운을 당했다.선원과 여행객들이 배와 운명을 같이 했는데,유일하게 살아난
그는 이름도 모르는 무인도로 흘러가게 됐다.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사람이나 동물의 그림자는 없다.그는 그 자리에서 만세를 외쳐댔다.
이제부터 누구의 지시나 구박도 받지 않고 혼자 마음내키는대로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처음에는 기뻤다.
그리고 나뭇잎과 나무로 튼튼한 집을 짓고 조개껍데기나 거북의 등을 식기로,바닷속의 풍부한
조개류나 물고기를 잡아먹으니 뭐하나 아쉬울 게 없다.
이 사람이 해방감을 느끼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소년기때 애꿎게 강도 용의자로 몰려 억울한 생활을 했고, 그이후 항상 외면당하는 신세였다.
겨우 장가라고 갔더니 아내는 병으로 일찍 죽고, 재혼하니 해난사고다.
이런 즐거움속에 50년이나 혼자 산 필립 구월은,어느날 보석을 찾아 섬에 온 한 상인을 처음으로 만나게 됐으나,그는 인간 세계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고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