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사용중 분실한것
기사입력 1996년 05월 18일 15시 02분
위인들이나 하다 못해 대중 연예인들에게도 `탄생신화'가 있다.
`어둔 밤하늘에 영롱한 불빛이 땅으로 향하더니…. 그가 태어난 것은 이민족과 세계인들에게…운운…'이런 것이다. 그러나 그건 잠시라도 입을 가만 두면 가시가 돋는다는 호사가들이 지어낸 말일뿐, 어느 누구라도 태어난 이유는 똑같다. 간단하면서도 명백하다.
피임을 안 했거나 피임에 실패했거나다.
요즘엔 사람을 필요에 의해 만들어 내고 있기에(계획임신) 우연히 태어난 아기는 거의 없는것 같다. 필요치 않을 땐 성능이 뛰어난 피임구로 철저히 차단을 해 버린다. 이달부터 약국에서 `페미돔'이라는 여자콘돔을 판매하고 있는데 질감 좋고, 사용법 간단하고, 사용도중 망가져 원치 않은 일이 생기는 불안을 없애 주는 아주 훌륭한 피임구란다. 그러나 휴전선이 전쟁을 막는 완벽한 안전장치가 아니듯 이 세상에 완전한 것은 없는 법. 그 도구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정자-난자 주인의 뜻과는 상관없이 탄생한 녀석이 `탄생설화'를 외쳐댈지 모르니 주의 할사! 그 젊은 부부는 S대를 나란히 1,2위로 졸업하고 무슨 기술원인가하는 곳에서 박사학위 공부를 하는 대단한 지식인들이다. 연구를 하려니 할 일이 많아서 아이를 가질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들도 밤이 되면 다른 인간들이 누리는 기쁨을(…뭐지?) 갖고 싶었다.
머리 좋은 사람들인지라 `인수분해'는 생기지 않도록 온갖 기술과 도구를 총 동원했다. 그런데 아뿔싸! 여자가 임신을 한 것이다.
신의 뜻이라 생각하고 아이를 낳았다. 그런데 진짜 신의 특별한 점지를 받았는지 아기가 이상했다. 엄마 아빠 의사를 보면 싱글벙글 웃는 것이었다.
허허…참 희한도 하지! 주위의 어른들은 불세출의 신동이라고 감탄을 했는데 한 노련한 의사가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아기가 한손을 불끈 쥐고 다른 한손으로는 자주 V자를 그려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 의사가 아이의 주먹을 억지로 펴 보니 콘돔이 들어 있었다.
아빠가 사용 도중 분실했던 것이 확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