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아웃 25시>'이건열파동'이 주는 교훈
기사입력 1996년 05월 16일 17시 35분
해태 이건열은 15일 1군 복귀했다가 훈련을 시작한지 채 30분이 안돼 쫓겨났다.
이번에는 2군도 아닌 `집'이었다.
한마디 말 때문이었다.
이건열은 지난달 28일 타격부진 때문에 2군으로 밀려나면서 "나보다 못 치는
선수도 많은데 하필 왜 나냐"고 불평을 터뜨렸다.
그런데 무심결에 내뱉은 이 말이 어떤 경로를 거쳤는지 감독에게 들어갔다.
김감독은 러닝을 하던 이건열을 불러 불만에 대한 진위를 추궁했고 이건열은
시인했다.
김감독은 "너는 운동할 자격이 없어. 2군에서도 뛰지 말고 아예 쉬어"라고
노발대발하며 이건열을 쫓아냈다.
선수들은 불만을 할 수도 있다.
문제는 선수와 감독 사이에 있는 코치들이다.
과연 코치는 선수들의 불만을 감독에게 빠짐없이 보고해야 역할을 충직하게 하는
것일까.
`때리는 서방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말이 있다.
언제부터인가 해태 코치들은 `보신주의'에 빠져있다.
2,3년 동안 팀성적이 시원치 않다보니 잘못은 모두 선수 탓으로 돌린 채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만 한다.
하필 15일은 스승의 날이었다.
해태선수단은 이미 준비해놓은 카네이션을 감독에게 전달하는 것조차도 거부했다.
하위권에 맴도는 해태의 앞날은 더욱 깜깜하기만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