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항서 최고 직업은...수하물 운반원
기사입력 1996년 05월 15일 16시 10분
## 연봉 10만달러 넘어...조종사 보수 2배이상 공항에서 `가장 잘 나가는 남자'는 누구일까?
누구나 모자와 소매의 금테가 빛나는 파일럿들을 떠올리겠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웬만한 비행사들의 2배 이상을 버는 `특수직종'이 있다.
최근 `인콰이어러'지에 따르면 바로 `스카이캡'이라고 불리는 수화물 운반원.
"727을 몰던 내 친구는 비행을 그만두고 스카이캡으로 변신하자 연봉이 3배가 됐다." 항공 조종사 협회(ALPA)의 재정담당 부회장 존 도넬리의 말이다.
그에 따르면 미국 조종사들의 연봉은 최소 1만5천달러(약 1천2백만원)선이며 보통은 4만달러(약 3천2백만원)에서 6만달러(약 4천8백만원)정도.
그러나 일반 공항의 수화물 운반원은 너끈히 연봉 10만달러(약 8천만원)를 넘는다. 미국내 40개 공항에서 수화물 운반을 맡은 헌틀리사의 샌디 글래스맨 사장의 증언이다.
"보통 스카이캡들은 가방 1개당 1달러, 3개면 5달러 정도의 팁을 받는다. 가방 5~6개를 들고 허덕이는 영업사원들은 20달러정도는 줘야 짐꾼을 부릴수 있다."
운반원들이 하루 최소 1백개의 가방을 나르는 것을 감안하면 3백~4백달러정도 벌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
공항의 한 운반원은 "우리가 고소득을 올리는 것은 아마도 사람들이 우리를 동정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해석한다. "우리는 늘 서 있는데다 기본급은 최저 수준이다. 또 그들은 우리에게 팁을 넉넉하게 주지 않으면 자신들의 짐이 망가지지나 않을까 몹시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팁이 모두 현찰이라 세금 걱정이 없다는 이점도 있다. "때론 1백달러, 50달러짜리 고액권도 받게 된다"는 게 이들의 낙이다.
도넬리는 "목숨을 나르는 파일럿보다 가방을 나르는 운반원이 돈을 더 벌다니..."라며 한탄. 어디까지나 팁 제도가 활성화된 외국의 얘기지만 3D기피현상이 심각한 우리의 경우도 남의 얘기만은 아닌듯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