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 스 광
기사입력 1996년 05월 15일 16시 09분
## 부부간 성행위는 `정신적사랑'의 확인 과정 30대의 기혼 남자가 찾아왔다. 자신은 섹스를 좋아하며 단 하루라도 성관계를 갖지 않고서는 그 다음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했다. 한데 아내는 일주일에 한번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그 이상은 싫다고 하니 어쩌면 좋으냐는 것이다. 자신이 집요하게 요구를 하니까 아내는 아예 자기를 피해 아이들 방에서 자거나 밤늦도록 집안일을 한다는 것. 어느날 부엌에서 일하는 아내의 뒷모습이 너무나 섹시하게 보여 가까이 갔더니 다음부터는 자신을 변태로까지 취급해 정말 자신이 변태냐는 것을 가려달라고 했다. 만약에 자신이 변태라면 다른 여자를 찾아가서라도 자신의 성충동을 해결할 터인데 자기는 그런 적이 한번도 없다는 설명이었다.
아내의 이야기는 달랐다. 남편은 섹스광이라는 것이다. 하루종일 섹스만 생각하는 것 같고 자기가 부엌에 있든지 아이들과 같이 있든지간에 섹스를 하자고 달려드니 그것이 정상이냐는 것이다.
어느 날은 아무 것도 안입고 이불 속에 누워 있다가 자기가 지나가니 살짝 이불을 들쳐보이더라는 것. 그 다음부터는 정이 뚝 떨어져 남편이 가까이 오는 것이 소름끼친다고 했다.
면담을 해보니 남편은 엄격한 아버지밑에서 성장하면서 자신의 남자다움에 대해 항상 열등감을 느끼며 자라왔다. 그는 친구들도 잘 사귀지 못하고 업무에서 오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섹스로 풀려고 할 뿐 다른 방법을 모르고 있었다. 그에게는 섹스가 섹스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남자다움과 아내의 사랑을 확인하는 방법이었고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법이기도 했다.
부부면담시 아내에게 남편의 이러한 심리를 설명해주고 거부하되 남편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는 방법으로 대화하는 법에 대해 말해 주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어서 섹스란 단지 성행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자신의 여자다움이나 남자다움의 상징이고 정신적인 사랑을 확인하는 하나의 과정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