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선동열에 보내는 충고’
기사입력 1996년 05월 15일 16시 05분
◐... "초년 고생이 없으면 말년이 고생인 법이지."
거리에 돗자리를 편 할아버지의 `인생철학' 강론이 아니다.
바로 에 진출한 의 부진을 명쾌하게 분석한 말이다.
주인공은 누구나 투수 조련사로서 엄지손가락에 꼽고, 재일교포 출신으로 통인 쌍방울 감독.
김감독은 부진의 원인을 `초년고생 없이 야구한 때문'이라고 잘라 말한다.
`초년고생'이 없었다는 것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 구위가 워낙 좋으니 머리를 써서 두뇌피칭을 할 필요가 적었다.
▲ 타자들이 그의 위명에 지레 겁을 먹는 통에 컨트롤이 좋지 않아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 가만히 둬도 20승투수인데 부상이라도 하면 자신이 원할 때 등판하는 등 많은 배려가 있었다.
은 광주일고 시절부터 탄탄대로만 달려온 게 사실이다.
150㎞를 웃도는 강속구와 타자 바깥쪽으로 반원을 그리며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포수 미트에 꽂아넣기만 해도 타자들이 꼼짝을 못했다.
130㎞대의 평범한 구속으로 이기기 위해 밤낮없이 고민해야 하는 기교파 투수들과는 근본적으로 달랐다.
그래서 김감독은 나이가 들어 구위가 떨어지기 시작하는 무렵 우리보다 한수 위인 에 진출한 도 이제 머리가 터지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도 요즘 부상으로 쉬는 기간동안 타자들의 강점과 약점에 대한 확실한 구별,, 타자와 상황마다 다른 공배합을 연구하고 있다.
나고야의 이 투수로서 거듭나는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데 성공한다면 `꽃피는 말년'은 보장될 것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