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걱정 없어라'
기사입력 1996년 05월 14일 14시 30분
**캐치볼 시작… "30S 믿어도 좋다" `평정심(平靜心).' 주니치 (33)의 마음이 바람없는 날의 수면처럼 잔잔하고, 바위산처럼 견고해 졌다.
요즘 은 마인드 컨트롤에 철저하다.
주변에서 아무리 말이 많아도 묵묵히 자기 페이스대로 `마이웨이'를 간다.
지난 9일 1군 복귀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허리를 삐끗했던 은 14일부터 캐치볼을 다시 시작했다.
하얀 공에 그동안의 강박관념과 마음고생을 실어 던져댄다.
에게 이질적인 문화에 대한 적응부족에 따른 문화충격이니 하는 거창한 용어는 가당치도 않다.
말을 모르는 게 오히려 더 편하고, 가족들 모두 함께 살지, 음식 잘 먹지 불편한게 뭐 있을까.
단지 한국 최고투수였던 자신의 실패는 곧 한국야구의 실패인 탓에 무조건 최고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은 끊임없이 그를 짓눌러 왔다.
그러나 잇단 부상으로 인한 오랜 재활군 잔류는 그의 마음을 비워 놓았다.
최근 매스컴이 허리부상으로 `전반기 끝장'이라고 떠들어대도 마음이 깨끗하니 신경쓰이지 않는다.
어깨와 팔꿈치, 허리에 통증도 없고 하체 중심이동의 해법도 찾았다.
"피칭 밸런스만 좋으면 만사 OK예요. 이달안으로 복귀할테니 열심히 던지기만 하면 목표였던 30세이브에 가까이 가지 않겠어요. 마음 비우니 세상 편해요."
급할 것 없다는 은 `흐르는 물'과도 같은 자유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