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 역사 한눈에
기사입력 1996년 05월 14일 13시 56분
**최장수 미술단체 `후소회' 창립 60돌 대규모 전시회 **17일부터 25일까지 예술의 전당 미술관 근-현대 한국화의 역사를 한눈에 조망할수 있는 뜻깊은 전시회가 마련된다. 한국화의 전통을 이어온 최장수 미술단체 `후소회'(後素會.회장 김기창)가 창립 60주년을 맞아 회갑연에 해당하는 대규모 기념전을 벌이는 것.
`후소회의 조망과 그 미래'를 주제로 17일부터 25일까지 예술의 전당 미술관에서 열리며, 창립회원과 작고회원 전현회원, 후소회 공모전 수상작가, 화단 원로 중진 초대작가 등 1백여 한국화가들의 1백13점이 전시된다.
전시회에는 돈으로 환산할수 없는 소중한 작품들이 망라돼있다. 이당 김은호의 `황후대례복'(70년작.호암미술관 소장)을 비롯, 창립회원이지만 후소회와 결별했던 월전 장우성 화백의 53년만의 출품작 `노묘'(68년작), 김기창 화백이 21세때 그린 선전 입선작 `가을'(35년작.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백윤문 화백의 `건곤일척(39년.온양민속박물관 소장) 등이 전시된다.
그런가하면 미술사적인 평가가 유보된 월북작가인 이석호와 40세에 요절해 천재적인 재능이 꺾인 김덕남 등 작고작가와 차세대 주역인 후소회공모전 수상작가 김성문 김성은 김숙경 김순지 박재숙 안영나 류미옥 등의 작품들도 나란히 소개된다.
이당 김은호화백(1892~1979)의 제자들로 구성된 후소회는 1936년 1월 백윤문 장우성 정홍거 장덕 김기창 한유동 이유태 조중현씨 등에 의해 탄생했다. 순종의 초상을 그리기도 했던 이당은 전통을 시대적으로 계승한 채색화가로 당대 최고의 명성을 구축했던 인물화가 동물화가였으며, 동시에 제자들이 자유롭게 창의력을발휘할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한 훌륭한 스승이기도 했다.
후소회의 이름은 논어에 나오는 `깨끗한 인격을 갖춘후에 그림을 그린다'는 `회사후소(會事後素)'에서 따온 것으로 정인보 선생이 지어준 내력을 갖고 있다.
6.25전쟁 등으로 한동안 전람회가 끊기기도 한 후소회는, 23회의 회원전과 6회의 신인공모전, 청년작가를 위한 기획초대전 등을 통해 한국화 발전의 교두보 역할을 해왔다.
후소회장인 운보 김기창 화백은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여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이룬 이당 선생님이 없었다면, 오늘 이 자리는 없었을 것이다"고 말하고 "젊은 작가들은 남의 눈치를 보지 말고 자신의 독창성을 살리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행사기간중에는 침체된 한국화 활성화를 위한 ▲`한국화 바로알기 강좌'가 20일, 22일, 24일 오후 2시 안동숙 오태학 홍석창 교수에 의해 열리고, ▲김기창 안동숙 김학수 화백의 `기념서명회'가 18일 19일 21일 오후 1시부터 약1시간 가량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