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신 5집앨범 '우' 인기 높은 음자리
기사입력 1996년 05월 13일 16시 14분
## '어리석은' 사랑을 위한 슬픈연가
** 만남에서 실연의 아픔까지 '러브스토리' 엮어
가수 이 슬프디 슬픈 러브스토리를 완성했다.
최근 선보인 5번째 음반 `우(愚)'는 곱디고운 필체로 완성한 한편의 사랑만들기라는 점에서 풍기는 향이 다르다.
"사랑하는 한 커플의 얘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스토리보드로 엮어봤습니다. 해피엔딩이 아닌 슬픈 종말이라는 점에서 너무 영화적인게 특징이라 할까요."
앨범 전면에는 행복했던 시간을 노래하는 5곡, 그리고 뒷면에는 절망의 시간을 읊조리는 노래들이 담겨 있다.
제목 `우'는 약삭빠른 현대 남성이 아닌 지순한 사랑관에 매달려 끝내 사랑을 잃고마는 우직한 남성의 상징어다.
이런 까닭에 수록곡 하나하나는 주인공 남자의 절절한 사연을 담고 있다.
`늘 그랬듯 오늘도 당신 사진을 보며 잠에서 깨어나요. 그댄 술이 덜 깬 날 보고 웃죠. 아무렇게나 벗어논 어제 입었던 옷들을 보면서 힘겹게 수화기를 들어보죠. 그대번호 누르다가 멈췄죠. 아참 우리 어제 헤어졌었죠. 그래서 내 눈도 이리 부어있군요…'.
첫번 노래 `아침'. 이제는 남이 된 여인과의 사이에 몸에 밴 습관들이 때도 없이 나타남에 대한 황당함을 그렸다.
주인공의 마음이 이럴때 얼마나 쓰릴지를 생각하며 부르는 자조의 사랑노래인 셈.
이어 헤어진지 1년째 되는 날을 그린 `1년'이 `내일이면 그대 떠난지 1년…'이란 가사와 함께 흐른다.
"혹시 그녀가 다시 돌아오려나…"라는 주인공의 바보같은 기대감을 노래한 `오늘'은 결국 다른 여자와 결혼하고 마는 `바보의 결혼'으로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앨범이자 지금까지 음악작업의 총 결산판입니다. 6집부터는 또다른 컬러와 향으로 팬들과 만나겠습니다."
이번 5집의 가장 큰 특징은 클래식 분위기를 많이 쓴 점과 훨씬더 복고적인 음악을 추구했다는 점.
타이틀곡인 `환생'은 슈가팝 장르로 `라밤바'의 다나같은 컬러의 노래.
트레몰로(기타의 일종)라는 옛 악기를 사용했고 녹음을 했던 서울스튜디오의 유물인 옛 마이크를 고쳐 사용했을만큼 당시 사운드를 재현한 복고지향적인 노력이 눈에 번쩍 띈다.
"혹시 자전적 러브스토리를 곡으로 만든게 아니냐"는 질문에 고개를 젓는 의 얼굴표정이 마냥 포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