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축구 주간사랑방 >
기사입력 1996년 05월 13일 14시 57분
◇… 96 라피도컵 코리안리그가 수원 삼성과 전북 다이노스의 개막전(11일.수원)을 시작으로 5개월여의 대장정에 올랐습니다.
서울 부산 등지에서 벌어진 초반 4경기에서 총 10골이 쏟아져 `골풍년'을 예고한 한편 12일 부산에서 벌어진 부산 대우와 안양 의 경기에선 프로통산 3천1백호골이 터져나와 초반열기를 더했습니다.
2002년 월드컵유치국 결정이 목전에 닥친 때문인지 이번주 4경기엔 총 8만여명의 관중들이 몰려들어 그라운드를 들썩거리게 했습니다.
그럼 먼저 개막전이 벌어졌던 수원종합운동장으로 가 볼까요.
## 전북 알렉세이 '잠옷 패션'◇… 이날 개막전에선 선수들의 플레이 보다도 전북 GK 알렉세이가 입고 나온 유니폼이 화제였습니다. 흰색 바탕에 붉은 색 체크무늬가 그려져 있는 그의 헐렁한 유니폼이 거의 잠옷에 가까웠던 것이죠.
전북 선수들은 보기 민망했던지 "자다가 나왔느냐"며 놀려댔지만 정작 당사자인 알렉세이는 동료들의 눈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멋지지 않느냐"며 통통 튀는 패션감각을 자랑하더군요. 그러나 내막을 알고보니 구단에서 새 로고가 찍힌 유니폼을 장만하는 과정에서 GK 유니폼이 졸작이 되어버린 것이라고 하더군요.
## 김호 감독 '장애자 사랑'◇…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한 수원 삼성 김 호 감독의 `장애자 사랑'도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김감독의 숨은 노력으로 앞으로 계열사 장애직원들이 수원 홈경기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김감독은 전북과의 개막전 이틀전인 지난 9일 오픈한 계열 장애자 공장인 `무궁화 전자'를 방문, 이들의 고충을 직접 목격한 뒤 홈경기때마다 초청키로 결심하고 구단측에 건의해 1차로 개막전때 50명의 장애자들이 운동장을 찾게 됐습니다. 김감독은 앞으로 내 장애자 운동시설이 마련되는대로 장애인들이 축구를 통해 심신을 단련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랍니다.## "정말 내가 기록냈어요 ?"◇… 부산에서는 안양 의 함상헌이 터뜨린 프로통산 3천1백호골이 얘깃거리였습니다.
12일 부산 대우와의 원정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그는 기자들로부터 3천1백호골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믿어지지가 않는 듯 "정말이냐"고 몇번씩이나 확인을 하고 또 한 것이지요.## "포항은 1골 이상 넣으면 못이겨"◇… 한편 아쉬움에 가슴을 친 경우도 많았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2-0'의 징크스에 치를 떨고 있는 포항 아톰즈이지요.
작년 11월18일 포항전용구장에서 벌어진 천안 일화와의 95 코리안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서 2-0으로 앞서다가 3대3으로 비기는 바람에 우승을 놓쳤던 포항이 12일 일화와의 올시즌 코리안리그 첫 경기서 또다시 2-0으로 앞서다 2대2로 비기고 만 것이지요. 뿐만아니라 지난 3월31일 포항서 벌어진 전남과의 아디다스컵 첫 경기서도 2-0으로 경기를 다 잡았다가 10여분을 남겨두고 내리 2골을 허용하면서 이 징크스에 운 경험도 있답니다. 이쯤되자 주변 사람들은 "포항은 앞으로 1골 이상을 넣지 말든지 아니면 아예 선제골을 내주고 시작하든지 해야할 것 같다"며 포항의 불운에 안타까워 하더군요. < 정리=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