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키감독 '화났다'

기사입력 1996년 05월 13일 14시 29분


## 선수 정신력해이 무기력 플레이@@ "이번기회 반드시 고치겠다" 진노 "이대로는 안된다." 부산 대우의 세키 감독이 진노하고 있다.

세키 감독은 12일 와의 경기서 맥없이 1대2로 패한뒤 90분 내내 속으로 삭이고 있던 `분'을 토해냈다.

"0점짜리 경기였다. 선수들의 정신 상태에 일대 혁명이 필요하다…."

지난달 열린 아디다스컵때까지만 해도 자신감을 보였던 세키 감독이 이처럼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던 것은 정규리그 첫 경기가 갖는 비중 때문이었다.

시즌 홈 개막전 아닌가.

그래서 그동안 공도 많이 들였고 나름대로의 기대도 컸다.

틈나는 대로 정신무장을 강조하며 선수들을 다그쳤고 아디다스컵때보다 진일보한 모습을 내심 기대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영 딴판이었다.

"조직력, 투지, 정신력 모든 면에서 완패했다."

그동안 자부심을 갖고 있던 수비라인에서는 스위퍼 김주성이 부상으로 결장, 국가대표 박정배를 기용했지만 다른 수비들과의 호흡이 전혀 맞지 않았다. 공격에서도 마니치가 빤짝했을 뿐 게임메이커 아미르와 명진영이 실마리를 풀지 못했고 국가대표 마저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첫 상대가 여서 더욱 부담이 됐다. 쉽다고 생각될수록 더욱 긴장해야 하는데 방심이 화근이었다." 세키 감독은 `호랑이는 토끼를 잡을때도 최선을 다한다'는 말을 반복하면서 선수들을 질타했다.

세키 감독은 이날 경기가 끝난뒤 인터뷰에도 응하지 않은채 고개를 저으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선수들의 무기력증을 반드시 뜯어고치겠다."

세키 감독의 얼굴에 패인 주름살이 유난히 깊어 보인다. < 부산=양정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