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 3D종목 국내최초 여자 올림픽대표 - 주순안
기사입력 1996년 05월 13일 14시 27분
## "80㎞ 스피드에 반했어요"
바람과 파도만을 추진력으로 이용하는 요트는 고도의 기술과 힘을 요구하는 스포츠.
그중 윈드서핑으로 더 잘 알려진 `미스트랄급'은 가장 어렵고 힘든, 이른바 `3D종목'이다.
레이저급, 470급, 엔터프라이즈급 등은 배의 기본 형태를 갖추고 있어
떠 있기가 수월하지만 작은 보드에 달랑 돛 하나가 달린 미스트랄급은
단 1초라도 방심하면 중심을 잃기 때문이다.
이 미스트랄급에 국내 최초의 여자 올림픽대표선수가 탄생해 화제를 뿌리고 있다.
`슈퍼우먼' 주순안(27전남 여천시청).
10년전 여수 중앙여고 시절 남자들만의 세계였던 요트계에 뛰어든 그녀는
지난달 대표선발전서 국내 제1호 여자대표로 뽑혔다.
1m66의 키에 56㎏으로 가냘픈 몸매의 주순안이 남자들도 버거워하는
미스트랄급에서 올림픽대표로까지 뽑힌 것은 `부모 덕'이다.
아버지 주휴석씨(48)는 여수에서 알아주는 실력있는 어부였고
어머니 박연희씨(47)는 지금도 물질을 하는 해녀.
요트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바람과 물결을 읽는 능력'이 선천적으로
내재해 있었던 셈이다.
지난 4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그는
12일 충남 대천 앞바다에서 폐막된 제10회 대통령기전국시도대항대회에서도
발군의 항해술과 뚝심으로 우승했다.
11일 제4,제5레이스에서는 남자선수들을 10여 나 따돌리고 1위로 골인,
소속팀인 전남의 종합우승에 큰 역할을 했다.
주순안이 미스트랄급의 강자로 군림하는 비결은 뛰어난 코너웍.
그녀의 코너링은 국내 최고로 통한다.
또 직선항해때 해풍을 받고 파도의 안쪽으로 미끄러지는 기술도
그녀를 따라갈 선수가 없다.
보다 편한 470급으로의 전향을 권유받고 있지만 주순안은 굳이 어렵고 힘든
미스트랄급을 고집한다.
"여자선수가 드문 종목인데다 최고 시속 80㎞에 달하는 스피드가
너무 맘에 들어서"라고.
주순안은 올림픽이 끝나면 뜻 맞는 동료들을 규합해 대한해협 횡단에
도전해볼 계획이다.
< 송철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