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데아 '용병사 다시 쓰겠다'
기사입력 1996년 05월 12일 16시 27분
**천부적 발기술-철저한 프로근성 귀감 "한국축구의 용병사(傭兵史)는 내가 다시 쓴다." 수원 삼성의 파벨 바데아(29.MF.)가 본격적인 실력과시에 돌입했다.
아디다스컵을 통해 한국축구에 대한 `탐색전'을 끝낸만큼 96 라피도컵 코리안리그부터는 자신의 진면목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바데아의 한국 미드필드 공략은 아디다스컵 8게임을 통해 이미 성공작으로 확인됐다.
신생팀으로서 6억원이 넘는 초대형 용병을, 그것도 개운치못한 스카우트전을 통해 손에 넣었던 수원 삼성으로선 자칫 `과소비'라는 지탄을 받을까 노심초사하다가 이제는 기 펴고 `수확'을 기다리는 자세다.
11일 전북과의 라피도컵 홈 개막전(2대0)에서 보인 바데아의 플레이는 수원 삼성 벤치의 이러한 기대를 부풀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라운드를 한눈에 들여다 보는듯한 넓은 시야와 방향을 가리지 않고 매끄럽게 뻗어나가는 패싱력, 천부적인 발기술과 듬직한 볼 키핑력 등은 국내 게임메이커들의 부족한 부분들을 하나하나 지적해주는 교과서였다.
여기에 더해 바데아는 그동안 미심쩍었던 슈팅력에서도 대단한 수준임이 11일 경기서 드러났다.
신생팀 삼성이 아디다스컵서 중위권을 일거에 점령한 후 개막전서 완승을 거두고 정규리그 `돌풍'을 예고한 것도 바데아가 2~3명의 몫을 해냈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데아의 진가는 81만달러(약 6억5천만원)의 파격적인 몸값을 능가하는 실력만이 전부가 아니다.
대작(大作)을 대하듯 한경기를 위해 완벽한 준비를 하는 철저한 프로근성과 진지한 자세는 대개가 프로신인인 블루윙즈 선수들의 귀감이 되고 있는 것이다.
94월드컵서 8강 신화를 견인한 `의 영웅' 게오르그 하지(30)의 그늘에 가려있던 바데아가 와 의 유혹을 뒤로하고 한국행을 감행한 것은 아마도 올시즌 한국축구의 가장 큰 수확이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