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승 3루 말뚝 '꿈이 아니야'
기사입력 1996년 05월 12일 16시 26분
기회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롯데 박현승(24)은 이런 말에 딱 들어맞는 선수다.
박현승은 작년 를 졸업한 프로 2년생.
비교적 빨리 찾아온 기회를 재빨리 두손에 움켜쥔 채 놓칠 않는다.
3루수로 출전한 11일 와의 경기에서도 결코 만만하게 볼 2년생이 아님을 증명했다.
3회말 좌월 1점홈런 포함해 4타수 3안타 2타점.
팀의 패배로 빛 바랜 성적표였지만 "확실한 주전자리를 꿰차겠다"는 일종의 실력행사를 한 셈이다.
박현승의 원래 포지션은 2루수.
지난 92~94년 국가대표로 활약했지만 가 버티고 있기에 명함을 내밀기도 힘든 처지였다.
올시즌엔 과 함께 핫코너를 번갈아 맡고 있지만 아무래도 낯설다.
첫째도 주전, 둘째도 주전이 올시즌 최대 소망인 그를 지탱해주는 건 결국 방망이.
11일 현재 타율 3할8푼3리에 15타점.
규정타석인 77타석에 3타석 모자라지만 꾸준히 기용된다면 큰일 낼 기세로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공 하나만 노려 치던 버릇이 이제는 없어졌어요. 미숙하지만 상대투수의 투구패턴을 어느정도 읽기 시작했다는 거죠."
3루 터줏대감인 을 유격수로 밀어냈듯이 프로 입단후 그 어느때보다 자신에 찬 목소리로 `3루는 내 땅'이라 외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