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용 홧병 '박재홍 신드롬'
기사입력 1996년 05월 11일 14시 48분
전라도 토속음식 가운데 다른 지방 사람이 좀처럼 잘 먹지 못하는 게 홍어회다. 썩였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만큼 발효시켜 입안에 넣으면 암모니아 냄새가 씹을수록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라도 사람들은 마음이 매우 아플 때 `홍어 속'이라는 말을 쓴다.
요즘 해태 감독 마음이 바로 홍어 속이다.
바로 현대 돌풍을 이끄는 신인 탓이다.
해태는 에 이어 광주가 낳은 3대 천재로 꼽히는 이 광주일고 3학년 때 이미 1차지명을 해놓았지만 4억3천만원이라는 엄청난 계약금을 줄 수 없어 손도 잡아보지 못한 채 놓쳐야 했다.
막상 개막이 되고 ` 신드롬'이 일어나자 김감독의 마음은 더욱 `발효'됐다.
거꾸로 해태가 8개구단 가운데 최소 득점을 기록할만큼 공격력이 형편없자 을 잡지 못한 아쉬움은 커져만 갔다.
게다가 과 트레이드해온 투수 최상덕으로라도 위안을 삼으려고 했지만 9일 잠실 전에서 그것마저 실패.
10일 광주 현대전은 잔인할 만큼 김감독의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
에이스 이 겨우 최고시속 136㎞밖에 던지지 못하며 `컨디션 엉망'을 확인시켜 줬고, 타순은 여전히 2득점으로 침묵.
경기에 진 날은 미팅을 하지 않는 김감독이지만 이날은 경기가 끝난 뒤 미팅을 소집했다가 막상 할말이 없어 "잘하자"는 말만 되뇌였다.
의 `무용담'이 들릴 때마다 "놓친 고기치고는 너무 크다"고 한숨을 쉬던 김감독은 앞으로도 해결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덩치는 코끼리, 속은 홍어'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