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이정래 안암골 진짜호랑이
기사입력 1996년 05월 11일 14시 47분
**코뼈부상 토혼 에 역전승 견인 **1차 대학연맹전 결승리그 "선배들이 이룩한 빛나는 전통, 내가 지키겠다." 농구팀의 루키 이정래(1m 85)가 흔들리고 있는 `최강 호랑이군단'의 재건을 위해 눈물겨운 `부상 투혼'을 펼치고 있다.
이정래는 명지고 출신의 1년생 슈팅가드.
지난 3월에 열린 배 대회서 뛰어난 볼센스와 위력적인 3점포를 자랑하며 의 우승에 일등공신으로 활약, `깜짝스타'로 탄생한 선수다.
지난해 전관왕(5관왕)인 는 당초 핵심플레이어인 과 (이상 동양제과)이 졸업, 올시즌 전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정래가 의 포지션을 훌륭하게 메워주어 정상을 고수할 수 있었다.
그러나 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1차 대학연맹전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에이스 을 비롯해 이정래 이규섭 박규현 박재헌 등이 줄줄이 부상, `부상군단'이 된데다가 국가대표로 선발된 과 양희승이 경기때만 팀에 합류하는 통에 조직력에도 문제가 발생한 것.
이정래는 지난 4월10일 자체 연습경기중 코뼈에 금이 가는 중상으로 안암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아직 코뼈가 제대로 붙지 않은 상태여서 이번대회 출전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그러나 예선서 에 고전끝에 힘겨운 역전승을 거두고 에는 처참하게 무너지는 등 만신창이가 된 팀을 `그저 바라만 보던' 이정래가 벤치를 박차고 일어섰다.
지난 9일 벌어진 와의 결승리그 첫 경기에 출전을 자원, 이번대회 들어 처음으로 스타팅멤버로 기용된 것.
안면보호대를 해 `로보캅'을 연상시키는 기이한 모습으로 코트에 나선 이정래는 5분여뒤 코칭스태프의 만류를 뿌리치고 안면보호대마저 벗어던졌다.
농구의 특성상 코를 많이 부딪치게 돼있어 이정래는 수없이 코를 움켜쥐고 고통을 호소하면서도 승부처에서 3개의 3점포를 적시에 터뜨리는 수훈을 세우며 의 역전승을 이끌어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정래는 전의 후유증으로 코에 상당한 무리가 온 상태지만 "대회를 마친뒤 재수술을 받는 한이 있더라도 일단 팀의 대학 7개대회 연속우승을 위해 몸을 바치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