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덕아웃25시 > 한화 3억 풀자니 …
기사입력 1996년 05월 10일 15시 29분
황금알은 언제 부화될 것인가-.
한화 감독이 차거운 `황금알'을 품고 배앓이를 하고 있다.
그룹 회장의 하사금(?)을 처리할 묘안을 찾지 못해 한숨만 내쉬는 것.
김회장은 팀이 부진의 늪에서 헤매는 지난 6일 3억원의 돈보따리를 푸는 깜짝쇼를 펼쳤다.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로서는 파격적으로 프로사상 가장 많은 액수.
당연히 말많은 동네에서 말은 꼬리를 이었다.
돈에 관한한 2등을 거부하는 현대와 삼성은 "우리에게 돈 얘기 하지 마라"며 이부문 완패를 인정한다.
우승에 관한한 단골이지만 지폐 얘기만 나오면 고개를 숙이는 해태 코치들은 우승 보너스 보다도 꼴찌 격려금이 많은 한화 동료들을 "프로는 프로다"라며 애증이 교차한 눈길로 바라본다. 수다스런 일부 야구인들은 김회장의 돌출행동 분석에도 바쁘다.
그룹총수로서 걸맞은 스케일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각종 스트레스로 인해 `술 권하는 사회'에 사는 현대인의 왜곡된 정서라고도 말한다. 그러나 남의 말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틈에 낀 감독은 괴롭기만 하다.
보따리를 풀자니 얼굴이 서지 않고, 그렇다고 언제까지 가슴에 품고 있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최근 3연패를 당한 선수들도 할말을 잊은 것은 마찬가지.
3억원의 1개월 은행이자는 줄잡아 3백만원.
강감독의 괴로움속에 이자소득은 불어만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