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일많은 심재학
기사입력 1996년 05월 09일 17시 35분
##홈런 - 타율등 5부문 팀내 1위 `코 큰 남자' 심재학(24)이 그라운드에 누워버렸다. 8일 해태전 9회말 2사에서 마지막 안타를 날렸으나 홈을 파고든 2루주자 이 아웃.
한점차의 승리를 낚은 해태 선수들은 우르르 들어가 버렸는데 1루에 드러누운 심재학의 머리위로 주책없는 홈구장 전광판이 느릿느릿 `안타! 안타!'의 화상을 쏟아내고 있었다.
"할만큼 했는데..."
1회 선제홈런을 터뜨리고 9회 마지막 타자로 나서 적시타를 뿜어냈다.
그러나 결국 `이기는 야구'를 하지 못했다.
갈길 멀고 할일 많은 요즘 에서 심재학의 분전은 단연 돋보인다.
홈런(5개) 타율(0.299) 장타율(0.597) 출루율(0.440) 4사구(17개) 등 5개부문에서 팀내 1위.
삼진 또한 14개로 선두지만 주자가 있는 득점기회에서 당한 `민폐성 삼진'은 두차례에 그친다.
그만큼 책임타는 착실히 올린 덕분에 타점은 13개로 팀내 2위.
심재학은 최근 6경기에서 선발 2번타자로 출전, 타순도 거의 제자리를 찾았다.
1m85의 당당한 체구로 발이 느려 전통적인 2번타자의 모습은 아니지만 높은 출루율로 톱타자와 클린업 타선을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해낸다.
부진했던 프로 첫해를 지나 이제야 제모습을 뽐내고 있는 심재학은 팀이 자신을 돌파구로 훨훨 날아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