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드필더 이문석 - 스위퍼 변신
기사입력 1996년 05월 09일 17시 16분
##아디다스컵서 기대 이상 활약... 고감독 눈도장 ##프로 4년만에 확실한 포지션... "우승 견인"투혼 `최후방은 내게 맡겨라.' 현대 미드필더 이문석(26)이 스위퍼로 변신한다.
지난 93년 입단 이후 계속됐던 `떠돌이 생활'을 청산하고 최종수비수로 `제2의 축구인생'을 활짝 열게 된 것.
이문석은 올 아디다스컵에서 기대이상의 활약을 해 경쟁자인 임종헌을 제치고 프로 4년만에 확실한 자리를 낙점받아 사기가 충천해 있다.
지난 92년 올림픽대표를 거친 족보있는 선수였던 이문석은 왼쪽 아킬레스건을 다치는 바람에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전공인 미드필더 외에 스토퍼와 스위퍼 등 여러 포지션을 전전하던 이문석에게도 마침내 찬스가 찾아왔다.
터줏대감 스위퍼인 임종헌이 오른쪽 무릎수술의 후유증에서 시달리고 있는데다 억대 신인 김상훈도 올림픽대표에 차출돼 전반기를 뛸수 없게 된 것.
스위퍼를 놓고 고심하던 감독은 성실하기로 팀내에서 두번째 가라면 서러워할 이문석을 기용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 했다.
판단력이 빠르고 시야가 넓긴 하지만 스위퍼로는 다소 왜소한 1m 75, 68㎏의 체격이라 몸싸움에서 밀릴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문석은 스위퍼 변신의 시험대였던 아디다스컵에서 6경기에 출전해 믿음직한 플레이로 고감독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적재적소에서 상대공격을 차단하는 그의 수비력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최후방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동료 수비수를 잘 리드해 합격판정을 받은 것.
"이제 축구에 눈이 트이는 것 같다. 최고의 스위퍼가 돼 팀 우승의 견인차가 되겠다."
오랜 방황 끝에 스위퍼로 새롭게 태어난 이문석의 각오가 당차기만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