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에 성관계한 여성의 '에이즈 소동'
기사입력 1996년 05월 04일 15시 00분
떠들썩한 분위기에 술을 한잔 마시고 나니 무척 기분이 들떠 있었다.
이때 멋있게 생긴 남성이 A양에게 `부킹'을 신청해 왔다.
함께 춤을 추며 기분이 더 없이 좋아진 그녀에게 남자가 슬며시 유혹을 해왔다.
대담해진 그녀는 남성의 유혹을 뿌리치지 않고 함께 호텔로 직행했다.
성관계가 끝난 후 그녀는 침대에 누워 노곤함을 달래고 있었다. 이 남자를 사랑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앞으로 사랑할 것 같은 생각이 들자 입가에 살며시 미소가 떠올랐다.
`오늘은 너무 기분 좋은 날인데…'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갑자기 남자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사실, 너 한테 고백할 게 있는데…. 나 야!"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다. 남자는 지난해 에 감염됐으며
지금도 당국의 관리를 받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는 "정말 미안하다"며 용서를 빌기
시작했다.
그동안 자살까지 시도했지만 그것도 쉽지 않았다면서.
모처럼 기분전환을 할 겸 밖에 나왔다가 당신을 보니 왠지 마음이 끌려 자기도
어쩔 수 없게 되었다고 털어 놓았다.
청천벽력같은 충격을 받은 그녀는 갑자기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기분을 느꼈다. 사랑하는 것 같던 그 남자의 얼굴이 순식간에 악마로 보였다. 갑자기 노곤함이 싹 달아나면서 그 남자가 불결해 보이고 무섭게 느껴졌다.
3일밤을 뜬 눈으로 지새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그녀는 우리 연맹에 전화를
걸어왔다.
상담을 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겠지만 마지막으로 전화나 한번 해보고 죽자는
마음에서 였다.
생사의 기로에 선 그녀와 삶의 참된 가치에 대해 긴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행히 그녀가 마음을 열어 놓아 3개월동안이나 상담이 계속 됐다.
그후 검사를 받아보니 천만다행으로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녀는 너무 기뻐 눈물을 마구 흘렸고 앞으로는 아무 남자와 섣불리
만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 상담은 다행히 해피엔딩으로 끝나 우리 상담원들도 무척 기뻤다.
하지만 A양의 실제 이 이야기는 남녀가 너무 쉽게 만나 전혀 거리낌없이
성관계를 나누는 일부 젊은이들의 그릇된 성풍조에 좋은 교훈으로 남아있다.
권관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