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배팅가이드 '힘겨루기 아닌 두뇌경기'
기사입력 1996년 05월 03일 16시 16분
경마에 `마칠인삼(馬七人三)'이란 말이 있다.
하지만 경륜은 기계인 자전거를 이용하는 두뇌스포츠라는 점에서 경마와 다소 차이가 있다.
선수의 훈련량과 컨디션, 최근 기세를 나타낸 체력적인 능력과 두뇌를 이용한 작전을 50대 50으로 보아야 한다.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도 있지만 경기에 나서는 7명의 선수는 대부분 능력이 엇비슷하다.
이 말은 기량이 다소 떨어진다 하더라도 자리만 좋고 작전만 통하면 누구든지 우승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유력한 우승후보가 힘도 한번 못써보고 맥없이 무너지거나 전날 경기에서 꼴찌한 선수가 다음날 1위로 골인하는 것도 바로 같은 맥락에서다.
지난주 토요경주를 예로 들어보자.
제6경주에서 양해돌, 최철훈선수가 나란히 1, 2위로 골인했는데 이튿날 일요경주에서는 전혀 예상밖의 결과가 나왔다.
토요경주에서 마지막에 덜미를 잡힌 최철훈선수가 전날과 다른 작전으로 경기에 나섰고 나머지 5명의 선수들은 양해돌과 최철훈선수를 의식한 작전을 펼친 게 변수였다.
결과는 두 선수가 모두 입상에 실패, 복승식 48.2배, 쌍승식 97.5배라는 고배당이 쏟아졌다.
이처럼 승부에는 항상 변수가 있고 이변이 따른다.
경륜은 힘겨루기 경기가 아니며 두 사람이 하는 경기도 아니다.
따라서 전날 두 선수가 입상했다고 해서 다음 경주에도 똑같은 결과가 나타나는 경우는 매우 드문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륜팬들은 선수들의 작전보다는 체력적인 평가에 큰 비중을 둔다.
어제의 결과만을 보고 오늘도 똑같은 결과를 예상한다거나 전날 입상에 실패했다고 해서 컨디션이 나쁘다, 연습량이 부족하다고 단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이야기다.
작전의 변화를 한 번 더 생각한 베팅전략은 때때로 예상치 못한 두둑한 배당을 선사하기도 한다.
경륜은 선수의 능력반 작전반 즉, `인오술오'(人五術五)의 경기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