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살에 다시선 골문지기 김풍주
기사입력 1996년 05월 03일 15시 25분
**'GK 기근' 대우 비상작전 "백전노장 경험보라" 부산 대우의 GK 트레이너 김풍주(32)가 19개월만에 그라운드에 컴백한다. 그동안 `GK 난'에 시달리던 대우는 지난 94년 10월 현역 생활을 마감했던 김풍주를 최근 프로연맹에 선수 등록시킨데 이어 오는 11일부터 시작되는 정규리그서 그를 전격 투입키로 했다. 대우의 이같은 고육책은 극심한 `문지기 기근'을 겪고 있는 팀 사정에 연유한다. 현재 대우에서 주전으로 뛸만한 GK는 마케도니아 용병 일리치 뿐.
지난해까지 일리치와 교대 기용됐던 신범철이 무릎 부상으로 `장기 요양'중이고 2년간의 유학을 마친뒤 올해 복귀한 이승태는 아직 미덥지 못한 상태다. 이들외에도 올 대우에 입단한 정유섭(거제고졸)마저 19세 청소년 대표에 차출돼 일리치 혼자 `나홀로 집'을 지켜야할 판국이다. 이에따라 대우는 실전 경험이 풍부한 `노장 문지기' 김풍주를 실전에 투입키로 한 것. 고질인 무릎 부상의 후유증으로 아직 몸 상태가 온전치 않지만 그동안 트레이너로 꾸준히 몸을 만들어 왔기에 경기 감각을 회복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세키 감독은 보고 있다. 세키 감독은 일단 전기리그부터 김풍주를 리저브에 포함시켜 최소한의 긴장감으로 정신 재무장을 시킨뒤 용병 GK 출전 제한 규정에 따라 일리치가 나설수 없는 전체 경기의 3분1 정도를 그에게 맡긴다는 복안이다. 83년 4강 신화의 주역인 김풍주는 같은해 대우의 원년 멤버로 프로무대에 데뷔, 94년말까지 177경기서 152실점을 기록하며 줄곧 0점대의 실점률을 유지했던 베테랑. 90년 월드컵서는 최종 예선직전 무릎 부상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하는 시련을 겪었던 김은 92년초 무릎 부상이 악화돼 1년6개월동안 그라운드를 비우기도 했다. "설렘보다는 두려움이 앞섭니다. 하지만 팀 사정이 여의치 않은 만큼 희생한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오랜만에 볼 캐칭으로 그라운드를 지치며 굵은 땀을 쏟아내는 `노병' 김풍주의 모습이 자못 비장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