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규 '역시 5월 사나이'
기사입력 1996년 05월 03일 15시 24분
**주전 되찾고 신문에 이름도 나고… 현대 윤덕규(33)가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 준영(9)에게 오랜만에 아버지 노릇을 했다. 윤덕규는 지난달 경기장에서나 집에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 현대의 중심타자이면서도 번번이 대타로 타석에 섰을 뿐 선발출전은 고작 2경기에 불과했던 것. 출전기회가 없어 성적을 내지 못한 것은 그렇다치고 정작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 것은 아들의 푸념이었다. 아들 준영이 "너희 아빠가 정말 야구선수냐. 신문에 이름이 나지 않는 선수가 어디 있느냐"며 친구들이 놀려대는 통에 학교에 가기 싫다고 떼를 쓰곤 했다. 그러나 윤덕규는 2일 잠실 OB전을 마치고 당당히 어깨를 펴고 아파트문을 들어섰다. 연장전끝에 7대6으로 역전승을 거둔데다 4타수 3안타로 승리의 밑거름이 된 까닭이다. 개막후 후배들의 독차지가 됐던 좌익수 주전자리도 되찾았다.
5월을 맞아 가진 3경기에서 윤덕규는 12타수 6안타로 폭발적인 타격을 자랑했다.
윤덕규가 지난달 본의 아니게 벤치워머가 된 것은 감독의 `배려'였다.
윤덕규는 해마다 4월이면 `해괴한 징크스'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작년 팔꿈치 부상, 94년 손가락골절, 93년 허리부상 등 해마다 4월에는 타율이 1할대를 밑돌았던 것. 하지만 `신록의 계절' 5월만 되면 타격 감각이 되살아 난단다.
지난 85년 입단후 6차례나 3할대 타율을 기록했으면서도 95시즌 2할2푼8리로 최악의 성적을 남긴 윤덕규. 올시즌에는 기필코 3할타자의 명예를 되찾겠다고 벼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