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공동개최 정부입장 첫 공식화

기사입력 1996년 05월 03일 15시 24분

**'세불리' - '고도전략' 엇갈린 반응 국무총리가 3일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에 대해 신축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새로운 내용은 없으나 정부의 첫 공식입장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동안 정계 일각에서 공동개최 검토발언이 비공식 루트를 통해 나온 적은 간간이 있으나 정부 고위관리가 공식석상에서 `공동개최 수용 검토'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이 총리의 발언은 적극적으로 공동개최를 측에 제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국제축구계의 분위기를 감안한 `원칙론'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럽축구연맹()과 축구연맹(CAF) 등에서는 한-일간의 월드컵 유치경쟁이 한계를 넘었다고 보고 "양국이 패배에 따른 엄청난 충격을 피하기 위해서는 공동개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에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때문에 정부로서는 지나치게 단독개최 입장을 고수함으로써 이들의 우려를 증폭시키고 결과적으로 `표밭'에 흠집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하게된 것 같다. 현재 단독개최 입장을 굳건히 고수하고 있는 것은 축구협회와 의 유치대리전을 떠맡고 있는 아벨란제 회장 뿐이다. 하시모토 총리의 최근 성명과 나가누마 켄 축구협회장의 지난달 콸라룸푸르 발언 등이 하나같이 강경한 단독개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이 한국과의 표싸움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기 보다는 아벨란제 회장의 입김이 작용한 흔적이 크다. 국민 일각에선 이 총리의 이날 발언을 최근 공로명 외무장관의 공동개최 애드벌룬에 이어 나온 점을 중시, 개최지 결정이 다가오면서 `세 불리'를 느낀 데서 온 유화적인 제스처로 보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유치위원회가 보이고 있는 자신감과 회장의 낙관론 등을 고려할 때 이총리의 발언은 유치위에 힘을 실어주는 고도의 전략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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