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내장외 > '유랑객' 김실의 성공시대
기사입력 1996년 05월 02일 16시 46분
○… "헛 참, 이럴 수도 있군요."
쌍방울 김실(29)은 요즘 `인간만사 새옹지마'란 경구를 곱씹어보곤 한다.
바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게 우리네 인생살이라고는 하지만 자신의 경우 삶의 반전이 너무나 극적이기 때문이다.
타율 4할5푼6리(57타수 26안타)로 타격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 실은 벌써 두둑한 가외수입을 올렸다.
각 스포츠신문에서 마련한 주간과 월간 타격상을 휩쓸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부상으로 받은 상금만 해도 벌써 4백만원이다.
지난달 13일 개막이후 불과 20일 남짓한 시점에서 올린 부수입치고는 무척이나 짭짤하다.
특히 지난 한주간 타율 5할3푼8리를 기록한데다 1일 13경기에서 멈추긴 했지만 개막이후 연속안타 퍼레이드까지 펼쳐 큰 화제를 몰고 다녔다.
올해 쌍방울로 유니폼을 갈아입으며 삼성에서 받았던 연봉 8천만원에서 절반이 뭉텅 잘려나간 4천만원도 달게 받아들였던 그였다.
지난 94년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억대연봉으로 삼성에 입단할 때의 거품은 말끔히 걷혀진 상태다.
"그때는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여유가 있어 야구가 쉽게 보였다"는 고백대로 작년 방출된 뒤 한동안 실업자로 지냈던 충격은 김 실에게 좋은 자극제가 된 셈이다.
`강철은 두드려야 단단해진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김 실이다.
< 이백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