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랜도 고릴라 부부 - 회춘약 먹고 깜짝 출산

기사입력 1996년 05월 02일 16시 27분


## 멸종위기 희귀종…서울대공원 "개원이래 최대경사" 동물도 `회춘'한다? 최근 결혼생활 10년만에 극적으로 새끼를 낳은 서울대공원의 늙은 롤랜도 고릴라 부부의 아들낳기 비법이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고릴라의 나이는 수컷이 28세, 암컷이 24세. 평균수명이 30안팎인 것을 감안할때 80대 노인부부가 아들을 낳은 격이다. 이 고릴라 부부는 10여년간 매년 발정기때면 사랑을 속삭이면서도 새끼를 낳지 못해 대공원측에서는 아예 2세를 포기한 상태였다. 그런데 올봄 발정기때 전에 없이 뜨거운 사랑을 나누더니 최근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낳아 주위를 깜짝 놀라게했다. 마리당 1억여원을 호가하는 롤랜도 고릴라는 현재 멸종위기에 처해있어 돈을 주고 사려고 해도 구할 수 없는 희귀동물. 때문에 이들 노부부를 끝으로 국내에서 롤랜도 고릴라가 사라질 것으로 생각했던 대공원측은 "개원이래 최대의 경사"라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데 고릴라의 새끼분만은 한 사육사의 정성들여 먹인 `아들낳는 보약'이 약효를 발휘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롤랜도 고릴라 담당 사육사인 이길융주임(52)이 그 주인공. 7년전부터 유인원관을 담당해온 이주임은 유독 롤랜도 고릴라만 새끼를 낳지 못한 것을 보고 몹시 안쓰러워했다고. 특히 수컷이 작년부터 눈에 띄게 몸이 쇠약해지자 몸보신을 해주어야 겠다고 마음먹었다. 이주임은 잘아는 한의원을 찾아가 고릴라 부부의 사정을 설명하고 이왕이면 새끼낳는데 도움이 되는 약을 지어주도록 부탁했다. 한의사가 임신못하는 인간 부부를 위한 `비방'에다 성기능강화 성분을 추가한 `묘약'을 특별히 제조, 이주임에게 건네줬다. 이 주임은 작년 8월부터 고릴라 부부에게 이 약을 먹였다. 효과는 두달만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고릴라의 식욕이 갑자기 왕성해지더니 움직임도 청년기때처럼 날렵해지는등 뚜렷한 `회춘'현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봄 발정기때는 그 어느때보다 뜨거운 사랑을 나누었고 그 결과 `2세'를 출산한 것. 암컷은 늘그막에 낳은 새끼를 끔찍히 여겨, 품에 꼭꼭 안고 담당 사육사에게도 보여주기를 꺼리고 있다. 때문에 젖을 떼는 이달 중순쯤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 김순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