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이웃사촌에 맡긴다
기사입력 1996년 05월 02일 16시 22분
## 아파트 게시판-통신등 통해 연결…한동네라 안심
이웃에 아이를 맡기는 직장여성이 늘고 있다.
육아로 애태우는 이웃을 상대로 낮시간동안 아이를 봐주는 이웃이 적지 않은 것.
올 여름 출산예정인 김윤아씨(27.초등학교 교사)는 "양가 부모님은 봐주실
처지가 아니고 남에게 맡기려니 안심이 안됐는데 마침 아파트 옆동 사는 분이
봐주신다고해 한시름 놨다"며 좋아했다.
"영아방, 유아방, 보모 알선기관등은 샅샅이 훑고다녔지만
한 동네에서 찾을 생각은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코앞에 있으니 데려다주고
데리러가기에 편한데다 무엇보다 한동네 사는 사람이라 안심이 됩니다."
대다수 직장여성들은 그러나 부녀회등 동네모임에 소홀한데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아 현실적인 제약이 따르는 편.
이에 따라 아파트 게시판, 각종 무가지, 컴퓨터통신 알뜰시장 코너를 통해
육아관련 구인구직활동을 펴는 이들이 서서히 늘고 있다.
직장인 박주희씨(26.서울시 성북구 하월곡동)는 "컴퓨터통신 덕에
아이키워줄 분을 찾게 됐다"며 "집에서 100m 거리도 안된다는 사실을 알고
내심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웃도 이웃 나름.
개중에는 남보다 못한 이웃도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전업주부 박근영씨(28.경기도 성남시 분당구)는
"이웃집 아이를 봐주고 있는 친구 집에 놀러 갔는데 아이를 빈방에 버려두고
울어도 내다보지 않아 충격을 받았다"며 "이웃사촌이라는 말도 이제는 옛말이 된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 정경희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