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현 8단 ●최명훈 4단 =2차예선 결승 제11국

기사입력 1996년 05월 01일 15시 48분


** 백24 완착에 한바탕 격랑일듯

제 4 보(21~24)=흑 21은 초반 포석시기의 마지막 큰 곳. 세 귀를 차지하며 `실리노선'을 외치고 나선 백의 시선은 자연히 우변으로 향한다.

이제 삭감의 시기다. 지금 우변의 먹장구름을 적당히 눌러놓거나 떠내지 않으면 나중에는 감당하기 힘들어질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백 22의 침입은 당연한데. 즉각, 흑 23의 강팍한 반응이 온다. 흑 23은









의 흑 1이 보통. 이하 백 8까지면 쌍방이 무난하다.



그런데 흑 23의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에 호흡이 흩어진 것일까. 백 24는, 타개의 맥임에는 분명하지만 한템포 빨랐다.



일단, `가'의 곳으로 올라서서 흑의 다음 동작을 지켜보는 게 이 국면에 맞는 리듬. 만일, 흑 `나'로 타협을 거부하면 백 `다'가 있다.



그러나 흑이 이런 곳을 얻어맞는 아픔을 감수할 만큼 `나'의 곳이 매력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흑 23에









의 백 1이면 흑 2가 보통이고 다음 백 3 이하 11까지 진행되는 정도. 백은 차후 A를 엿보는 즐거움이 남는다.



대체로 강팍한 수단은 상대가 침착하게 대응하면 거꾸로 약점을 노출시키는 부담이 있지만, 상대가 제대로 응수하지 못하거나 약하게 물러서면 정착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매력이 있다.



바로 흑 23이 그런 수인데 백의 대응이 적절하지 못했다. 다시 말해서 백 24는 완착. 잔잔하던 돌의 리듬이, 호흡이 거칠어지기 시작한다. 한바탕 격랑이 일것 같은데...



자, 흑의 다음 한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