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안 성추행 … 승객들 못본채
기사입력 1996년 05월 01일 15시 21분
**여대생 20여분간 "살려달라" 외쳐도 무관심 시외버스안에서 성추행을 당하던 여대생이 소리를 질렀는데도 버스에 타고있던 30여명의 승객중 한사람도 이를 제지하지 않아 `타인의 불행'에 무관심한 세태를 그대로 드러내 보였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일 시외버스안에서 옆에 앉은 여대생을 성추행한 조명호씨(32.스키용품점 운영.서울 관악구 봉천11동) 대해 추행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30일 오후 5시20분쯤 오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시외버스에서 옆좌석에 앉아 졸고있던 장모양(19.O전문대 1년)의 허벅지와 가슴을 더듬는 등 20여분간 성추행한 혐의다.
조씨는 서울 서초동 남부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장양의 신고를 받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조사결과 버스에 탔던 승객 30여명은 성추행을 당하던 장양이 좌석에서 수차례나 일어나 `살려달라'고 소리를 질렀는데도 누구하나 제지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장양은 "소리를 지른 이후 추행은 중단됐으나 승객들은 계속 못들은체 무관심한 표정이어서 서울에 도착할 때까지 내내 불안에 떨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한 승객은 "`여자가 잠결에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다'는 조씨의 변명이 거짓인줄 알면서도 귀찮아 못본체 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