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김재박감독 골머리
기사입력 1996년 05월 01일 15시 06분
**9,1,2번은 펄펄 3,4,5번은 침묵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현대 감독은 하루에 몇번은 `헐크'가 된다.
박진만 로 짜여진 9,1,2번 타자를 바라보는 부드러운 시선이 3,4,5번에 이르면 얼음장처럼 차가워진다.
중심타선이 뒤바뀐 때문이다.
시즌을 앞두고 김감독의 기대는 신인듀엣 박진만 보다는 공의식 이숭용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에 얹혀있었다.
아마야구에서 뛰어난 기량을 자랑했다고는 하지만 검증이 안된 상태에서 무턱대고 신인들의 비중을 높일 수만은 없었다.
그러나 초반 흐름은 김감독의 예상을 완전히 빗겨갔다.
믿었던 중심타선은 번번이 침묵을 지키는데 반해 팀타선의 연결고리인 9,1,2번은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현대의 1일 현재 팀안타는 총 108개.
이 가운데 중심타선이 터뜨린 안타는 26개에 불과하지만 연결타선의 합작품은 절반에 가까운 43개를 집중시켰다.
1번 18개, 2번 14개, 9번 박진만 11개.
팀공헌도를 가늠할 수 있는 타점에서도 연결타선의 응집력은 14개를 기록한 중심타선을 앞질렀다.
의 10타점을 비롯해 모두 19개를 뽑아냈다.
상황이 뒤바뀌자 현대 관계자들은 " 박진만 가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라는 의문을 주고받으며 흐뭇해 하고 있다.
중심타선과 자리바꿈을 하자는 농담도 흘러나오고 있다.
과연 현대의 타순은 잘못된 것일까.
가 장기전이라는 점에서 최종 평가는 시즌이 끝난뒤로 미룰 수 밖에 없다.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이 안되는 것처럼 스타는 마지막에 웃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