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오리 '백조환생' 김실
기사입력 1996년 04월 29일 16시 05분
**쌍방울 선두견인 '첨병' 신들린 타격이었다. 쌍방울 김 실(29)이 스포츠조선이 대우자동차(주)의 협찬으로 제정한 주간 씨에로상의 두번째 수상자로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지난주 야구계 최대의 화제는 쌍방울의 돌풍과 재일동포 김 실의 활화산같은 타격이었다. 개막이후 13경기 연속안타와 타율 4할9푼1리(53타수 26안타)의 불꽃방망이.
2번으로 나서 수위타자와 최다안타를 달리며 팀의 단독선두 질주에 기폭제 역할을 해냈다. 김 실은 크리스털 트로피와 상금 50만원을 받는다.
"얼떨떨합니다. 그만 둘 뻔 했던 야구를 다시 할 수 있게 된 것만해도 감사한데 큰 상까지 받게 되니 그 기쁨을 뭐라 말할 수 없습니다." 지난해 삼성에서 방출된 뒤 가족이 살고 있는 로 돌아갔으나 야구에 대한 열정을 식히지 못해 다시 현해탄을 건넌 김 실이다. 연봉도 절반인 4천만원으로 뚝 잘렸지만, 배트와 글러브를 다시 잡을 수 있다는 생각에 부랴부랴 짐을 꾸렸다. 김 실은 캠프때 방망이를 세워 공을 몸 가까이 끌어당겨 놓고 때리라는 감독의 충고를 따른 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털어놓는다. "요즘같으면 잠자리에 드는 게 두려울 정도입니다. 다음날 아침 깨어났을 때 이 좋은 타격감각이 사라지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방정맞은 생각때문이죠." 두 볼을 꼬집어 보고 싶은 행운아 김 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