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그라운드엔 러시아감독 '열풍'
기사입력 1996년 04월 29일 16시 04분
**니폼니시 - 취임 19개월만에 아디다스컵 우승 **비쇼베츠 - 아시아 정상조련…역량 인정받아 한국축구무대에 `로스케 물결'이 거세다. 지난해부터 자본주의의 물결을 탄 구소련 출신의 용병들이 한국에 대거 진출, 성가를 높이더니 마침내 `축구의 꽃'이라는 사령탑에서까지 구소련 출신들이 이름을 떨치고 있는 것이다. 부천 의 발레리 니폼니시(53.)와 올림픽 대표팀의 아나톨리 비쇼베츠(50.우크라이나) 감독-. 니폼니시 감독은 지난 94년9월 전임 박성화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아 의 지휘봉을 잡은이래 19개월만에 을 아디다스컵 정상으로 이끌었다. 아디다스컵이 한차례의 리그를 거쳐 자웅을 가리는 `단타성 승부'이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한국 데뷔무대나 다름없었던 지난해 니포 감독은 을 정규시즌 후기리그서 준우승으로 이끌며 이미 지도력을 인정받은 터이라 아디다스컵
제패의 의미를 결코 가볍게 여길수는 없다. `아트 사커'를 방불케하는 아기자기한 `니포 축구'가 힘을 바탕으로한 한국무대에서는 다소 생소했지만 선수 개개인의 특성을 간파하는 풍부한 경험과 대륙근성이 바탕이 된 `포용력'은 짧은 시간내에 니포 축구의 정착을
가능케했다. 올림픽팀의 비쇼베츠 감독은 한국을 아시아 최정상으로 이끌며 한국 최고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이미 인정받았다. 지난 94년말 팀이 구성된 이래 가시적인 성과를 드러내지 못한데 대한 주위의 따가운 눈총을 특유의 `뚝심'으로 버텨냈던 비쇼베츠 감독에 대해 이제 더이상 의혹의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은 없다. 니폼니시 감독이 온화하고 내향적인데 반해 비쇼베츠 감독은 다혈질로 확연한 성격차가 드러나지만 이들간의 공통점 또한 많다. 백전노장의 명장답게 낯선 이방인 선수들이라도 짧은 시일내에 이들의 장단점을 잘 읽어내는 `독심술(讀心術)'이 뛰어난데다 결코 눈앞의 승부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계적인 명장으로 화려한 경력도 매 한가지다.
니폼니시는 지난 90년 월드컵서, 카메룬 사령탑을 맡아 8강으로 이끌며 `흑색 돌풍'을 주도했고 비쇼베츠 감독은 구소련 올림픽대표를 88년 서울올림픽 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축구관계자들은 "한국축구가 구소련 출신의 두 명장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며 "이번 기회가 선진축구를 접목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