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서 고희맞은 명창 안비취 - 제자들 기념음악회
기사입력 1996년 04월 29일 14시 23분
## 오늘 호암아트홀 - 스승건강기원 소리에 담아 병석에서 고희를 맞은 스승을 대신해 제자들이 스승의 소리인생을 기리는 무대를 마련한다. 30일 오후 7시 호암아트홀에서 열리는 `안비취 고희 기념음악회'.
이춘희 김혜란 이호연씨 등 경기민요 준문화재, 이수자 등 40여명이 경기명창 안비취씨(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보유자)의 소리인생 반세기와 고희를 기리기 위해 특별히 경기민요의 진수들을 모았다.
묵계월, 이은주씨와 함께 경기민요 당대 명창으로 꼽히면서도 `명창다운 명창'을 외치다 4년전 갑자기 병으로 쓰러진 스승 안씨의 음악정신을 조명하면서 스승의 건강을 기원하는 헌가(獻歌)를 정성껏 준비했다.
이 무대는 안씨가 큰 관심을 갖고 부흥시킨 경기지역의 소리들만 모았다. 가장 널리 알려진 민요중의 하나인 `석탄 백탄 타는데…'의 사발가, 서도소리의 난봉가 모음, 뱃노래 모음, 경기 12잡가중의 하나인 `유산가', 서산대사의 숨결을 담은 `회심곡' 등이 한자리에 모인다.
고 전태용 명인의 창법을 딸인 전숙희씨가 재현하는 `창부타령', 각 지방의 아리랑을 메들리로 모은 아리랑 모음, 굿판을 예술화시킨 김혜란 고금성씨의 `서울굿' 등도 눈과 가슴을 한껏 열어둘 만한 하다.
경기소리의 현재를 조망할 수 있도록 모두 10항목으로 짜여진 이 공연은 우리 노래중 가장 맑고 경쾌한 부류에 속하는 경기민요의 여러 갈래와 전승현황을 잘 드러낸다.
이번 무대엔 고희를 맞은 안씨가 직접 소리를 하지 못하지만, 무대를 쭉 지키면서 자신의 예술에 대한 소견과 고희의 감회를 말로 밝히기도 한다. 579-6144
< 박삼철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