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섞인 해변위의 등대 200년동안 불밝혀
기사입력 1996년 04월 29일 14시 23분
고사성어중에 `사상누각'이라는 말이 있다. 즉 모래땅위에 멋진 집을 짓는다는 얘기이다. 그러나 기초가 단단하지 못하다 보니 모처럼 지은 집이 기울거나 심한 경우 집이 허물어진다. 이와같이 기초도 없는 사람이 으스댈 때 이런말에 비유해서 비꼬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멋진 건물들중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사상누각들이 많은 것 같다. 심한 경우는 지은지 1년밖에 안된 아파트나 빌딩이 한쪽으로 기울거나 벽에 금이 가고 심지어 건물을 지탱하는 기둥까지도 휘어지니 해도 너무하는것 같다.
도무지 한가지 이해가 안되는 것은 이렇게 부실공사를 하고도 별탈없이 거리를 누비는 건축가들. 우리 서민들로서는 이해가 안된다. 단지 삼풍처럼 사람이 엄청나게 죽어야만 비로소 난리를 피는 불감증이 원망스러울 뿐이다.
그런데 바다의 안전을 지켜주는 등대는 심한 비바람과 바닷물의 영향으로 지반이 약하면 견디지 못하고 붕괴되고 만다. 그래서 등대는 대개 큰바위 같은 지반이 단단한 곳 위에 세워진다. 그런데 의 `리소우' 등대는 바위 위가 아닌 솜과 모래가 섞인 모래땅 위에 세워졌다. 이 일대 해안에는 바위같은 단단한 지반이 없어서 등대를 세우지 못해 오래전부터 배들이 해난사고를 당했던 위험 지역이었다.
어느날 솜을 가득실은 배가 암초에 걸려 침몰하면서 배에 실었던 솜들이 해변가로 밀려왔다. 그리고 그 솜들이 바닷물을 머금고 바다모래와 섞이더니 마치 화강암처럼 단단해진 것이다. 그리고 일대의 땅이 단단해졌다. 그래서 시험삼아 그 위에다 등대를 세웠는데, 2백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등대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