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감독하기 나름 - 쌍방울 돌풍
기사입력 1996년 04월 27일 15시 00분
## '관리야구' 활짝 역시 에서 감독의 역량은 커다란 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단독 선두 쌍방울의 약진을 보면 이같은 사실이 피부에 와 닿는다.
올시즌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쌍방울을 2약으로 분류했다.
제아무리 승부사로 이름난 감독(54)이라도 단골 꼴찌팀 쌍방울만은 힘에 부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다.
쌍방울이 올해 판도에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현재 11경기에서 8승 3패, 승률 7할2푼7리로 단독 선두.
놀라운 것은 이 가운데 6승이 역전승이란 점이다.
지난해 4월 한달 깜짝 선두를 달리다 37차례의 역전패와 27차례의 1점차 패배로 결국 꼴찌로 추락한 볼썽사나운 모습의 쌍방울을 연상해서는 않된다.
김감독은 작년 10월 4년만의 사령탑 취임과 함께 지옥훈련으로 패배주의에 찌든 선수단의 정신자세부터 뜯어고쳐 놓았다.
`투수육성의 대가'로 불리는 감독은 특유의 마운드 운영감각을 살려 중간계투진과 마무리의 투입시기를 정확히 짚어냈다.
예상을 뒤엎고 2위를 달리는 쌍방울의 팀방어율(3.21)이 이를 입증한다.
삼성에서 방출된 김 실과 전천후 투수 의 영입, 무명의 4년생 투수 김현욱의 발굴 등 감독의 시도는 모두 팀전력강화로 이어졌다.
3할3리로 1위를 달리는 팀타율도 좌타자위주의 타선편향을 적절히 극복해낸 결과다.
당초 4월 한달 목표를 8승7패 정도로 잡았던 감독도 선수단의 선전에 잔뜩 고무된 표정이다.
"선수들이 이렇게 잘 해나갈 줄은 나도 몰랐어. 이제 52승 남았군."
올시즌 60승으로 쌍방울의 첫 포스트시즌 진출까지 노리는 감독의 야심찬 계획이 착착 구체화돼 가고 있다.
< 이백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