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완 2단 ●윤기현 9단 2차예선 결승

기사입력 1996년 04월 26일 15시 15분


##백, 사력 다했지만 변화여지 없어 제10보 (101~119) = 흑 101에 백 102는 절대. 기세상 여기는 봉쇄 성립 여부를 불문하고 막을 자리다. 불리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이런 곳을 뚫려서 좋을 바둑은 없다. `흑 105 때 백 106으로 109의 곳을 틀어막는 수는 없을까. 일단, 102 한점이축 이나 장문으로 잡힐 염려는 없는데》.' 모험을 좋아하는 아마추어 중급자들이라면 이대목에서 같은 변화를 생각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결과는 `불가'. 백 1로 틀어막으면 다음 흑 2. 물론, 축이나 장문은 안되지만 이렇게 하나 끊어 몰아두는 수가 중요하다. 다음 흑 4에 끼워 6으로 조이고 8에 젖혀 상황 끝이다. 백 A면 흑 B, 백 B면 흑 C, `물아떨구기'로 간단하게 끝난다. 108, 110에 26분. 소년은 남은 시간을 모두 이곳에 쏟아붓고 있다. 흑이 20집 이상의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필승국면. 어차피 이 일대의 접전이 끝나면 더이상은 진행할 이유도 없을 테니까. 흑 111은 침착한 몸조심. 기분 내키는 대로 흑 `가'로 몰아가거나 하면 호시탐탐하는 상대에게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흑 115 때 소년은 마지막 장고(長考)에 몰입한다. 23분 17초. 어쩌다 이리 됐을까. 사력을 다했지만 변화의 여지가 없다. 흑 117 때 의 백 1로 찔러 안형을 빼앗는 수도 흑 2로 실패. 다음 흑 A가 B, C의 끊어내림을 엿보는 선수다. 흑 119까지 우하쪽 흑의 완생이 확인되면서 바둑은 사실상 끝. 161까지 좀더 이어진 수순은 총보로 미룬다.